새벽에 비가 내렸었나 보다. 길에 비 온 흔적이 남아있었다. 혹시 몰라 우산을 챙겨 나왔다. 아침부터 뿌옇던 하늘은 저녁이 되어도 나아지지 않았다.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급하게 요청받은 자료를 넘기느라 늦은 점심을 하러 나갔다. 식당에 줄 서지 않고 바로 착석할 수 있어 좋았다. 점심 먹고 영풍문고에 가봤다. 서점은 한산했다. 한강 작가의 특수가 벌써 끝났나 싶어 아쉬웠다. 매대에는 "채식주의자"만 놓여 있었다. 한강 작가 아버지인 한승원 작가의 매대가 따로 마련되어 있는 점이 재미있었다. 사람들은 유명인, 특히 좋아하는 유명인이라면 그/그녀와 연관된 것은 무엇이라도 소비할 마음의 자세가 되어있기는 하다. 덕후는 더욱 그렇다. 그런데 갑자기 관심을 갖게 된 인물의 모든 것을 수용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