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는 것 같아 우산을 들고나갔는데 오지 않아서 도로 집으로 들어가 우산을 놓고 나왔다. 들고 다니기 귀찮은 것 중의 하나가 우산이다. 하늘은 어제처럼 뿌옇다. 새롭거나 신기하거나 기분이 좋아지는 하늘이 아니어서 사진 찍을 기분이 나지 않는다.
감기에 딱 걸리기 좋은 계절이라 버스에서는 마스크를 쓰려고 아침마다 호주머니에 넣지만 거의 매일 잊는다. 용하게 오늘 출근길에는 호주머니에 넣어 둔 마스크를 기억하고 썼다. 아침마다 버스 안에서 은행, 카드사 앱을 돌며 출석체크를 한다. 퀴즈를 풀고 사다리를 타고 클릭하고 게임하고 등등을 하면 족히 20분이 흐른다. 그렇게 버는 돈은 평균 약 70원쯤 된다. 운이 좋으면 100원이 넘을 때도 있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몇 달 이렇게 모으면 몇 천 원이 되고, 카드사용에 따른 적립금이 함께 쌓이면 몇 만 원이 금방 된다. 카드사용 알림 문자비용 300원은 이렇게 앱 테크한 돈으로 낸다. 거기에 걸음수 달성에 따른 포인트, 룰렛 돌리기, 급여이체자를 위한 이벤트 등에 참여하면 몇십 원씩 쌓인다. 어쩌다 출석체크를 하지 않은 날을 발견하면 아주 속상하다. 뭐 하느라 놓친 건지 혼자 엄청 안타까워한다.1원, 2원이 하잘 것 없어 보이고 실제로 그 돈으로 할 수 있는 것도 없지만 모이면 얘기가 달라진다. 천 원 이상 모이면 쓸 곳이 많다. 당장 웹소설 10화를 무료로 볼 수 있는 돈이다. 나는 주로 웹툰, 웹소설 보는데 많이 쓴다.
앱에 매일 접속하면 각종 소식, 금리우대 이벤트 등을 알게 되는데 가끔 그런 정보들을 보고 적금, 예금에 새로 가입하기도 한다. 커피쿠폰을 받는 경우도 꽤 된다. 친한 후배와는 새로 생긴 이벤트를 서로 알려준다. "친구에게 공유하기" 이벤트에 참여도 할 겸. 그래서 은행들의 이런 고객 유도 장치(출석체크 같은)는 꽤 괜찮은 마케팅 방법이다.
대부분의 금융 앱에 무료적립 가능한 "클릭하기" 메뉴가 있다. 거기에 가장 많이 마케팅 비용을 지불하는 곳이 올리브영, 쿠팡이다. 클릭할 때마다 1원, 2원씩 주는 마케팅 비용도 상당할 것이다. 쿠팡은 10원씩 준다. 가끔 그만큼 효과가 있을까 의문스러울 때가 있다. 내가 올리브영에서 파는 제품을 온라인으로 사게 된 계기가 "클릭"하다가 눈에 띈 광고제품을 본 후인걸 감안하면 효과가 좀 있을 것 같기는 하다. 다만 마케팅 비용을 상쇄하고도 남을 영업이익이 나오는지가 궁금하다. 나는 쿠팡의 경우, 워낙 이용하지 않는 사이트라 아무리 클릭해도 제품을 눈여겨보지 않는다. 나 같은 소비자에게 노출되면 효과는 제로일 거다. 쿠팡은 그래도 해당 사이트로 연결된다. 하지만 어떤 광고는 구글 스토어로 랜딩 된다. 앱을 다운로드하지 않아도 클릭해서 페이지가 넘어가면 돈을 준다. 받는 나는 좋지만, 주는 기업은 진짜 헛되게 돈을 쓰는 것 같아 안쓰럽다. 해당 마케터들이 이런 현상을 모를 리가 없을 테니 내가 걱정할 일은 아니지만.
비올 것 같은 하늘(08:35, 08:42)
먹구름이 조금 걷힌 하늘(17:21, 17:22)
점심에 도시락을 먹었는데 양이 좀 적었는지 4시부터 배고프기 시작했다. 오늘은 회사에서 제공하는 요가를 할 계획이었으므로 김밥을 사러 나갔다. 습관적으로 하늘을 봤는데 색이 정말 예뻤다. 남산과 빌딩에 걸친 색은 중동국가의 건조하고 오래된 느낌이 난다. 이슬람 사원이 연상되기도 한다. 해지는 순간의 분홍빛 보라색은 정말 예쁘다. 마치 오로라가 곧 나타날 것만 같은 느낌이다.
해질무렵(17:23, 17:24,18:06)
해뜨기전 달이 사라지고 해가 지기 전 달이 뜬다(22:12)
해가 짧아진 건 알겠는데 달도 길어지고 짧아지는 주기가 있는지 궁금하다. 적당히 확대해서 찍은 달 주변 색이 짙은 보랏빛, 자줏빛이다. 달의 환한 기운이 사진을 뚫고 나올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