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가는 길에 본 달이 진짜 커 보였다. 똥글똥글한 달은 마치 늑대가 나타나기 전 뜨는 달 같았다. 약간 을씨년스럽고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질 것 같은. 영화에 등장할만한 달이었다.
렌즈를 줌인한 거리에 따라 다른 달(19:54, 19:55)
집으로 가는 길에 본 달은 또 다른 느낌이다. 그저 휘영청 밝은 달. 아마도 운동가는 길에 본 달은 도시의 높은 빌딩 사이에 뜬 달이어서 영화 이미지가 떠올랐을지도. 동네에서 본 달은 정겹고 자꾸 보고 싶어 지는 달이다.
동네에 뜬 달(22:04)
점심에 도시락을 먹었더니 밖에 나갈 일이 없었다. 약간 출출하기도 하고 걷고 싶어서 잠깐 사무실 밖으로 나왔다. 거리에 외국인들이 정말 많이 보인다. 일상으로 지나치게 되는 가게, 조형물들이 그들 눈에는 다 이국적이고 신기해 보이는지 사진 찍기에 여념 없다. 가게 앞, 골목 등을 찍고 그 앞에서도 찍는다. 생활하는 곳이 아니면 여유롭고 신기하고 낯설게 바라볼 수 있다. 나도 서울이 아닌 다른 지역에만 가도 그런 마음이 드는데 외국 사람은 더 말해 무엇할까. 내게는 일상이지만 그들에게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낯선 곳, 재미있고 새롭고 즐거운 곳.
모두 서울에서 잊지 못할 좋은 추억을 만들어 가기를. 그리고 그들의 본국으로 돌아가 입소문 많이 내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