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달을 보는 건 처음인 것 같다. 한 번쯤 아침에 달을 본 적이 있을 수도 있지만 내 기억엔 없으니 오늘 아침에 본 달이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한다. 집에서 아침을 먹고 유유자적 여유를 부리며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다. 버스가 오기 전까지 하늘을 봤다. 구름 한 점 없이 파랗기만 하여 사진을 찍고 싶지 않았다. 그러다가 고개를 돌렸는데 달이 보였다. 아직 지지 않은 달이. 30배 확대를 했는데 밤에 찍는 것처럼 달 모양이 보이지 않았다.
반달이 아침에 보였다(08:45)
끝내야 하는 보고서를 집중해서 작성하느라 하늘 볼 새가 없었다. 찍은 사진이 없다는 걸 5시 넘어 알아챘다. 점심시간에 인사동까지 다녀왔는데 고개를 위로 한번 들지 않았다. 후배와 얘기에 집중하느라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하나에 집중하면 다른 하나를 잊어버린다. 브런치에 글을 올리고 일찍 자려고 했는데 인스타 피드를 보다가 한 시간을 훌쩍 흘려보냈다. 꼭 봐야 하는 것들이 아니었는데 하릴없이 아무 생각 없이 영상과 사진을 보느라 브런치를 잠시 잊었다.
부질없는 일임을 깨닫고 끊어내야 할 때는 미련 없이 손을 놔야 한다. 그래야 놓칠뻔한 것을 붙잡을 수 있고 부질없는 일에 들였을 시간과 에너지를 아끼는 셈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