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깜빡 다시 잠들어 1시간 넘게 잤다. 놀란 마음에 후다닥 출근준비를 서둘러 30분 만에 집을 나섰다. '제발 택시야 나타나라'하며 잰걸음으로 두리번거리며 갔지만 "예약"이라고 켜진 택시조차 보이지 않았다.별 수없이 버스 정류장으로 가며'오늘은 지각이다'라고 포기하자 마음이 편해졌다. 3분 정도 기다리자 버스가 왔다. 러시아워가 좀 지난 시간이라 그런지 버스가 쌩쌩 잘 달렸다. 신호등에도 걸리지 않았다. '혹시?' 하며 시계를 봤지만 물리적으로 9시 전에 도착하기 어려웠다. 그래도 5분 정도 늦을 줄 알았는데 1, 2분 정도 늦을 것 같았다.
버스를 기다리며 하늘 사진을 찍었다. 하늘만 봐도 추운 계절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회사가 있는 동네에 내려서도 서두르지 않고 느리게 걸었다. 어차피 늦은 거 뛰고 싶지 않았다.3분 지각.
겨울냄새가 나는 것 같다(08:50,08:50, 09:00)
남산이 보인다. 푸른하늘~~(15:34)
변론을 쓰는 게 아니고 기소장을 쓰는 것도 아닌데 처분요구서를 쓰는 일이 어렵다. 무엇을 어겼는지를 적기 위해 규정, 지침, 내규, 행동강령 등을 훑어서 근거를 찾고 잘못된 점을 적시하고 조사한 내용을 설명하고 관련부서에 조치사항을 쓰는 일이 쉽지 않다.
오후에 답답해서 잠깐 바깥바람을 쐬러 나갔다. 점심 먹으러 나가지 않는 날에는 출근할 때 엘리베이터를 타고 퇴근할 때 타게 된다. 걸음수도 그만큼 적고 움직임도 적다. 오십이 넘으면 일부러라도 움직여줘야 한다. 그래서 하늘을 보기 위해서라도 낮 시간에 한 번쯤은 밖에 나가려고 노력한다.
어제 비, 먹구름으로 남산이 보이지 않았는데 오늘은 보인다. 아침에 강한 바람으로 구름이 빠른 속도로 이동했다. 먹구름을 쫘악 쫓아버리고 겨울느낌 물씬 나는 파란 하늘이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