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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홀 Dec 04. 2024

식겁했다

2024. 12. 4

회사에 나와 맞지 않는 팀장들이 있다. 사고방식, 가치관, 일하는 스타일 모두 달라서 소위 코드가 맞지 않는다.  대표이사 혹은 본부장과 팀장들이 한 자리에 모여 밥 먹을 일이 있으면 바로 옆자리에 앉아 먹고, 얘기도 곧잘 한다. 하지만, 굳이 약속 잡고 만나는 일은 없다. 인간적으로 싫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만남이 즐거운 건 아니기 때문이다. 업무적으로 성과를 더 잘 포장하고 싶어 아웅다웅할 때도 있고, 상대가 잘되면 배 아플 때도 있다. 각자 자기 팀에 과다한 업무가 떨어지지  않도록, 티도 나지 않는 일을 하지 않도록,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두 눈 크게 뜨고 귀를 쫑긋한 체 회사 돌아가는 분위기를 감지한다.  그러다가 상급기관, 혹은 외부 기관에서 우리 조직을 깎아내려고 하면 한 데 뭉친다. 내 팀 업무가 아니어도 함께 논리를 만들고 각자 아는 네트워크를 활용해 정보를 수집한다. 한 배를 탄 우리가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서로의 장, 단점을 잘 알기에 외부환경에 대응할 방안을 더 현실성 있으면서도 조직에 피해가 덜 가는 방향으로 내놓고 결정하게 된다.  밉네, 곱네 해도 외부에서 임원보다는 내부에서 올라가는 임원이 조직을 위한 길임을 알기에, 나와 맞지 않는 팀장이라도 밀어준다.  소시민도 회사원이라면 대의를 위해서 나의 사사로운 감정은 접을 안다. 


여러 모습을 군상들이 모여있는 곳인간 세상이지만, 기본적인 상식과 공감대를 가진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렇기에 이 세상이 삐그덕 대고, 뒤로 후퇴했다가도 앞으로 조금씩 나아가는 것일 테다. 역사의 한 페이지로 쓰일 어젯밤과 오늘. '도대체 그는 왜?'라는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는 날이다.


편, 남의 없이 일거에 모든 사람의 마음을 돌아서게 만드는 것도 재주다. 

평화로운 하늘(08:27, 08:49,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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