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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홀 Dec 11. 2024

재택근무

2024. 12. 10

엄마의 양팔꿈치는 골절이었다. 인대나 힘줄 문제가 아니라 다행이지만, 양팔 모두 깁스를 해서 아주 일상적인 동작을 당분간 못하시게 됐다. 토요일에 다치시고 일요일에 팔이 점점 나아진다며 좀 움직이셔서 큰 문제 아닐 줄 알았다. 그런데  오른쪽은 3주 정도, 왼쪽은 6주 정도라고 한다. 양팔에 깁스를 하자 아주 옴짝달싹 하실 수 없다. 일어나고 먹고 옷 입는 모든 일을 도와드려야 한다.


어제는 병원 다녀오고 식사 챙겨드리는 등 정신없는 하루를 보냈다. 휴가를 냈기에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엄마를 돌봐드리기 어려웠을 거다. 오늘은 재택근무를 하며 옆에 있을 수 있었다. 내일은 여동생과 조카의 도움을 받아 출근한다. 한 달 정도 엄마 옆에 계속 있어야 하는데 아무래도 재택근무 제도를 최대한 활용해야 할 듯하다.


평소 재택근무를 선호하지 않는다. 움직이지 않아 운동량이 적고 씻지 않고 옷 갈아입지 않아도 되어 몸이 게을러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돌봐야 하는 가족이 있을 때는 시간 절약이 되어 좋다. 식사 시간에 맞춰 식사를 드릴 수 있고, 필요시 바로 대응이 가능하다. 그렇다고 일을 등한시하는 건 아니다. 어차피 사무실에 있어도 8시간 내내 집중하며 일하지 않는다. 오히려 불필요한 잡담, 티 타임 등으로 보내는 시간이 있다. 집에서는 그런 시간이 없어 집중해서 일하는 시간이 더 길다.


문서가 드라이브에 있고 회사 그룹웨어에 접속할 수 있어 사무실과 다르지 않게 일할 수 있다. 코로나 덕분에 갖추게 된 회사 시스템인데, 코로나 시국이 끝났어도 재택근무 제도는 계속 운영한다. 나와 관계없는 제도라고 여겼는데 갑자기 이 제도가 고맙다.

한낮의 햇볕이 따스했던 오후(12:25, 12:34, 13:44)
오랜만에 본 저녁에 뜬 달(18:57,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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