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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홀 Dec 17. 2024

흐린 하늘

2024. 12. 16

하늘을 쳐다볼 여유가 없었다.  오전에 엄마를 모시고 정형외과에 가서 팔꿈치 골절 부위가 제대로 잘 붙고 있는지 확인했다. 오른팔은 괜찮은데 왼팔은 수술해야 한단다. 평생 입원은커녕 심각하게 아픈 적 없던 엄마는 적잖이 당황하셨다. 기분이 바닥으로 추락한 엄마를 애써 달래 드리며 집에 왔으나 기분이 갑자기 좋아질 리 만무했다.  오후는 재택근무였기에 노트북 앞에 앉아있다가 문득 하늘 사진이 없다는 걸 알았다.


엄마를 모시고 다녀오던 낮에는 눈발이 아주 쪼금 날렸는데 늦은 오후의 하늘은 뿌옇기만 하다. 마치 팔에 힘을 주지 못하는 엄마처럼 흐린 색의 하늘이 힘없어 보인다.


간이 쏜살같이 흘러가듯 엄마의 불편한 시간이 눈 깜짝할 새 흘러가기를 기다린다.


부랴부랴 찍은 하늘(17:08,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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