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날 때 살짝 걱정되었다. 또 어지러워 일어나지 못할까 봐. 한참을 눈뜨고 천장을 봤다. 그러다 고개를 옆으로 돌려봤다. 모든 사물이 똑바로 보였다. 안심하고 천천히 일어나 앉았다.
어제는 정신이 없었는데 새벽에 나를 진정시켜 준 간호사가 침착하게 대처해 줘 고마웠다. 그녀가 피곤, 체하면 이런 말을 해줘서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었다. 전문 의료인이 무슨 큰일이 난 듯 앰뷸런스를 불러야 한다고 했다면 난 더 겁을 먹고 두려움에 떨었을 거다. 자기 본분을제대로 하는 사람의 힘이 이렇게 강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니 새삼 놀라웠다.
아침에 일어나 밥을 하고 찌개를 끓이며 사람이 먹고사는 일 또한 만만치 않음을 느꼈다. 나 혼자가 아니라 남을 위한 음식을 하는 일이 쉽지 않은 일임을. 모든 육아 부모, 워킹 맘을 존경하기로 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아기를 돌보고 살림하고 일까지 하다니. 게다가 그 아기를 훌륭한 한 사람으로 키워낸 모든 부모, 양육자들이 위대하다고 느꼈다.
집안의 엄마가 아프면 가족 모두 고생이라 엄마는 아파도 아프단 말을 하지 않고 묵묵히 음식을 하셨겠구나 싶었다. 자신밖에 일할 사람이 없을 때 있는 힘을 다해 가족이 먹을 음식을 차렸을 엄마의 과거가 새삼 미안하고 고마웠다. 더불어 여동생이 두 남매를 키우느라 얼마나 고생했을지 피부로 알게 되었다. 지금 이런 시기가 어쩌면 내게 돌본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알게 해주는 기회인가 싶다. 엄마가 내게 해주셨던 모든 것을 조금이나마 갚는 기회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