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 30
엄마가 떡볶이를 먹고 싶다고 하셨다. 엄마 병간호 두 달 동안 벌써 네 번째다. 그제 저녁에도 먹고 싶다고 하셔서 밥 대신 떡볶이를 드셨는데 오늘 저녁도 그랬다. 다치시기 전에는 하루에 한 끼 정도 억지로 드시는 것에 가까웠다. 특히 아침은 잘 넘어가지 않아 안 드셨고 주전부리로 점심을 드시다가 운동 가기 전 저녁을 드셨다. 가끔 굶은 상태로 운동하고 오신 날은 폭식을 하셨다. 하루종일 굶다가 허겁지겁 드셨다. 그렇게 폭식하는 날의 엄마는 배고파서 먹는다가 아니라 마음이 허해서 드시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몰아서 드셨다. 입맛이 없다고 자주 말씀하셨다.
다치신 후로 하루 삼시 세끼를 꼬박 드신다. 약을 먹어야 해서 밥을 먹는 이유가 컸는데 점점 세끼를 다 먹어도 입으로 잘 들어가고 맛있다고 하셨다. 어떻게 삼시 세끼를 다 먹나 했더니 모두 맛있다며 드신다. 하루는 떡볶이가 먹고 싶어 엄마에게 밥대신 드셔도 되냐고 여쭸더니 먹어보자고 하셨다. 그 후로 떡볶이를 좋아하는 줄 몰랐는데 맛있다며 계속 먹고 싶다고 하셨다. "네가 음식을 나보다 잘하는 거 같다"라고 칭찬을 하셨다.
반면, 나는 맛을 느끼지 못하겠다. 예전에는 내가 한 떡볶이가 제일 맛있었는데 그 맛이 안 나고, 다른 반찬과 음식들도 맛있는 줄 모르겠다. 그냥 배고프니까 먹는다. 문득 엄마에게 말했다.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밥이 남이 해 준 밥이라던데 엄마가 한 밥이 아니라 맛있는 거 아냐? 난 맛있는 줄 모르겠어. 씹는 맛도 잘 모르겠고" 라며 별 열의 없이 떡볶이를 먹었다. 엄마는 "그런가? 그래서 맛있나?"라고 하시더니 "왜 넌 내가 해줬을 때가 더 맛있었어?"라고 물으신다.
그런 것 같다. 엄마가 해 준 음식은 살이 찌는 느낌이었는데 내가 한 음식은 먹어도 살로 가지 않는 것 같다. 내겐 엄마 음식이 제일 맛있는 음식이기 때문일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