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5. 9
마곡에 서울 식물원이 있어 회사 팀 빌딩 차원에서 방문한 적 있다. 마곡 지역이 새롭게 조성되고 있던 지역이라 삭막한 느낌이 좀 있었고 도심에서 꽤 멀었던 곳이어서, 아무리 즐길거리가 많아도 쉽게 가기 어려운 곳으로 여겼다. 그런데 오늘 그곳에 일 때문에 다시 가봤는데 그 사이 초록초록한 공간이 넓게 자리했다. "코엑스 마곡"과 머큐어 호텔이 들어선 건물은 주변 건물과 조화를 잘 이뤘다. 공원을 보는 것 자체로 힐링되는 것 같았다. 비가 왔지만 거센 비가 아니어서 공원을 가로질러 걷는 기분이 상쾌했다.
나이 들수록 자연을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는 곳에 살고 싶어진다. 주변에 공원, 산이 있으면 건강 관리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아 인근에 사는 사람들이 괜히 부러워진다. 안산에 가면 서대문이나 홍제동에 살고 싶고, 서울숲에 가면 성수동에 살고 싶다. 그래서 이사할 계획이 딱히 없으면서 그 지역 시세를 괜히 알아본다. 그러다 집 값에 놀라고 좌절한다. 언감생심 꿈꾸기 어려운 가격대다. 전철로 오면 멀지 않은 곳이니 자주 오자는 마음만 간직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1년에 서너 번 가면 정말 많이 가는 거다.
오늘은 마곡에 사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 시세를 알아봤다. 공항철도로 가면 도심에서 50분 정도 걸려서 심적 거리가 좁아졌다. 서울 외곽이니까 도심보다 저렴하리란 기대로 부동산 앱을 봤지만, '허걱!'. 여기도 비싸다. 흐음,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일 때문에 갈 일 있을 때 공원을 산책해 보기로 한다.
서울을 떠나면 삶의 질이 올라가는 주거환경에서 살 수 있을 테지만, 고향이 서울이고 친구, 가족, 동료와 직장이 모두 서울에 있으니 떠나기 쉽지 않다. 내가 꿈꾸는 집은 동네가 조용하고 공원이 바로 있어서 아무 때나 산책하고 싶을 때 할 수 있는 곳에 사는 거다. 하지만, 그런 조건에 내 경제적 여건과 맞는 곳을 찾기가 너무 어렵다. 서울은 너무 비싸다. 언제 현실로 이룰 수 있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