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시간

2025. 7. 26

by 지홀

분야를 막론하고 성공한 사람 대부분은 아침형 인간이다. 새벽에 일어나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 그 시간에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한다고 한다. 명상, 독서, 글쓰기 등등.

친구 중 가장 성공한 친구만 봐도 새벽 5시에 어김없이 일어나 찬물 샤워를 하고 불경을 읽는다. 하루도 빠짐없이. 브런치 작가 중에도 새벽시간을 활용하는 분들이 많다. 나는 그저 놀라울 뿐이다. 아무리 10시, 11시에 일찍 자도 아침 7시 전에 일어나기 힘들다. 아침잠이 기본적으로 많다. 아침에 자는 잠은 하나도 아깝지 않다.


특별히 일찍 일어나야 하는 날은(주로 회사일)은 전날부터 알람을 여러 번 맞춰놓고 자기 전에 주문을 외운다. 일테면 '내일은 6시에 일어나야 한다'처럼 몇 시에 일어나야 하는지를 반복적으로 되뇐다. 그렇게 되뇌며 잠들면 알람이 울리기 전 잠에서 깬다.


그래서 비행기를 타야 할 때 이른 아침 비행기는 피한다. 간혹 아주 이른 6시, 7 시대 비행기를 타면 항공료가 굉장히 저렴한 경우가 있지만 선호하지 않는다. 항공편이 없어 어쩔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면 10시, 11시 출발 비행기를 탄다.


야행성이기 때문에 밤을 꼴딱 새우며 맞이한 새벽시간은 수없이 많다. 졸린 눈을 비비고 마의 시간대를 넘기면 다시 정신이 맑아지고 눈은 초롱초롱해졌다. 그 시간대는 감수성이 풍부해져 글쓰기가 잘 되었고 책 읽기도 좋았다. 늘 새벽 1시, 2시에 자는 일이 비일비재했기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기 더 힘들다고 여겼다.

쨍한 구름이다. 기왓장과 꽃이 잘 어울린다(15:50)

그런데 요새는 밤 10시, 11시면 아주 졸리다. 나이 들며 생긴 현상이다. 밤 12시를 넘겨 1시쯤이 되면 정신이 몽롱해지기도 한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지 못하므로 나만의 시간을 좀 가져보려고 애쓰다가 어느 순간 잠든다. 희한한 건, 자정 전에 잠자리에 들어도 아침에 일어나기 힘든 건 같다. 출근하는 날은 7시~8시 사이에, 주말에는 8시~9시 사이에 눈떠진다. 수면시간이 길어져 몸이 더 개운한 건 있지만,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일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나만의 시간을 밤 시간대에 많이 가졌는데 잠에 점점 점령당하는 시간이 많아져, 그 시간이 줄어들었다. 밤에서 새벽으로 넘어가는 시간을 이제 이용하기 힘들고 그렇다고 새벽에서 아침이 오는 시간을 이용하는 건 체질상 아주 어려운 일이다. 그 시간에 일어난다 해도 정신이 맑을지 알 수 없다. 결국 퇴근 후 저녁시간을 활용해야 하는데 나의 우선순위는 글쓰기, 독서보다 운동이 먼저다. 일단 살고 봐야 하므로. 운동하지 않는 날에는 카페에서 나만의 시간을 가지만, 2~3시간이 너무 짧다. 뭐 한 것도 없는데 카페 문 닫을 시간이 된다.


회사든, 돈이든, 작가든 그 무엇이라도 새벽에 일어나지 못해 탁월한 성공을 거두지 못했을까? 매일 나를 성찰하는 시간을 갖지 못해 그랬을까? 어느 수준까지는 이룬 것도 많지만(나만의 만족), 남들이 우러러볼 만큼의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새벽에 일어나는 도전을 하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는다.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한 지금의 내 모습에 나름 만족한다.

사진 찍은 시간이 절묘하다(15:55,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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