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7. 28
내게 여름은 집에 에어컨이 있을 때와 없을 때로 나뉜다.
해마다 에어컨 없이 여름을 났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흐르는 기온이라도 선풍기를 틀면 견딜만했고 저녁이 되면 시원한 바람이 제법 불었기 때문에 창문 열고 자면 괜찮았다. '열대야'가 며칠 있더라도 며칠만 참으면 여름이 끝났다.
2018년, 이 해는 잊을 수 없는 해다. 연일 34도, 35도까지 낮 기온이 올라갔고 밤에도 30도로 온도가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얼마나 더웠는지 자료를 검색하니 2018년 여름이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폭염을 기록한 해라고 나온다. 무려 39.6도까지 올라간 기록이 있다는데 그건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연일 더워서 잠을 이룰 수 없었고 '이러다 더워 죽겠구나' 싶을 정도로 숨쉬기 어려웠던 기억만 있다. 퇴근 후 집에 가면 하루 종일 더운 열기를 머금은 집은 뜨거웠다. 한증막에 들어간 것처럼 뜨겁고 습했다. 선풍기로는 그 더위를 식힐 수 없었다. 결국 집에서 견딜 수 없어 호텔로 피신했었다. 부모님을 모시고 1주일에 며칠 씩 호텔 가서 잤다. 기록을 보니 열대야 20.2일, 폭염일 24일이었다고 나온다. 그 해 에어컨을 사야겠다고 결심했지만 수요가 폭증하여 구입할 수 없었다.
2019년 초봄에 에어컨을 샀다. 가격이 더 오르기 전, 수요가 폭발하기 전 미리 구입했다. 하지만 그 해는 비가 연일 계속 오는 바람에 에어컨을 켠 날이 많지 않다. 2018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날씨가 선선했다. 비 피해가 많았던 해다.
그 후 여름마다 기온이 조금씩 오르고 있다. 올해는 연일 36도, 37도다. 어떤 날은 40도에 육박하는 날도 있다. 에어컨이 기후변화에 영향을 끼친다지만, 에어컨 없이 견디기란 이제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다. 아무리 여름이라 덥다고 해도 시원한 바람이 불던 시절과 달라진 여름이다. 1990년대는 여름 온도가 30도만 조금 넘어도 아주 더운 날에 속했는데, 정말 환경에 잘 적응하는 인류답게 이제는 30도 초반 온도는 참을만한 온도다. 일기예보에 온도가 33도, 34도가 나오면 '괜찮네'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여름 기온이 점점 올라가고 폭염일과 열대야 일 수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 더불어 여름은 점점 길어지고. 아직 8월도 되지 않았는데 얼른 이 뜨거운 여름이 끝났으면 좋겠다.
#여름기온 #기후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