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8. 5
공모전에 응모하는 순간, 언제나 약간의 자신감이 생긴다. 공모전에 응모할 글을 완성했다는 자체로 뿌듯하다. 게다가 내가 쓴 글이 잘 쓴 것만 같고, 붙을 것만 같다. 그렇게 성취감과 자신감에 충만한 시간은 하루를 넘기지 못한다. 다시 들여다보면 수정할 곳이 보이고, 주제도 선명하지 않다. 그럼에도 혹시나 하며 일말의 기대감을 놓지 못하고 발표일을 기다린다. 결과는 역시나 다. 열심히 글 쓰는 연습을 했다지만, '경연'에서 눈에 띄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리고 경쟁에서 빛을 발하는 건 아이디어일 텐데 그게 참 어려운 일이다.
여러 종류의 글이 있지만 나는 창작에 좀 더 관심이 많다. 삼십 년 넘게 일한 분야에 대해 노하우, 인사이트를 알려주는 정보성 글을 쓸 수도 있지만 남들에게 말할 만큼의 내공이 부족하다. 그저 브런치에 그때그때 떠오르는 단상, 독후감, 연극 감상문을 올리며 글쓰기를 꾸준히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매번 '좋아요'를 눌러주시는 분들 덕분에 힘을 얻는다.
오늘 발표일이었는데 아무 소식이 없다. 낙담되지만, 기존의 유명하고 훌륭한 많은 작가들이 공모전에 여러 번 떨어져 봤다는데 단번에 붙을 욕심을 내다니 과했다. 본격적으로 각종 공모전에 도전하려는 중이다. 자주 많은 걸 잊어버리는, 뇌가 늙어가는 나이에 어처구니없는 목표를 정한 건 아닐까 싶어 주춤거리는 날이 있다. 하지만 모지스 할머니도 있고 "즐거운 어른"을 쓴 이옥선 작가도 있다. 뭔가 얘기를 만들고 싶은 욕구가 있는 한, 그저 쓰려고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속도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