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는 방법

by 지홀
웹소설 ≪미스 펜들턴≫ 작가 유혜민 제91화 여주인공 로라의 생각

"삶이란 언제 어디서 얄궂은 공격이 날아올지 모르는 전쟁터이다. 그 전장을 가르고 멀리까지 날아온 화살은 신이 쏜 것이기에, 단 한 발만으로도 인간이 십수 년 동안 쌓은 철옹성을 무너뜨린다. 삶에서 왕왕 벌어지는 몰락. 로라는 곧 그 운명 때문에 이성이 감정에 잡아먹히는 경험을 하며, 삶에서는 아무것도 확신할 것이 없다는 걸 깨닫게 된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일이 생긴다. 인류역사에 길이 남을 전쟁, 자연재해, 코로나 같은 질병, 금융위기 등.

타인에 의해 내 삶이 좌지우지되고, 그간 이룬 모든 것이 한순간에 재가 되어버리는 등 무력하게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 신이 존재할까 싶은 마음마저 든다. 이런 큰 외적 영향 외에 내 주변을 둘러싼 환경에 의해 원하지 않는 상황에 놓일때도 있다. 가고싶지 않던 부서로 발령이 나고 앙숙같이 지내던 사람과 한 팀이 되고 아랫기수가 먼저 승진하는 걸 봐야 하거나 어처구니없는 루머로 인한 명예실추 등등. 아무것도 확신할 수 있는 일은 없다. 그럴 때는 억울하다고 반박하고 울며불며 소리치는 것보다 견디고 버티며 무너지지 않게 서로를 보듬는 일이 더 중요할지 모른다. 맞서는 것도 가능할 때 할 수 있다. 대자연 앞에, 거대한 권력 앞에 무너지기가 얼마나 쉬운지. 그럴 때 연대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다. 시간이 지나 다시 회복할 수 있는 힘이 생기도록, 지레 주저앉지 않도록 서로 지지해 주는 마음에 기대어 또 살아갈 의지를 다지게 되는 건 아닐는지.


제96화 여주인공 로라의 생각

"그녀가 지금껏 감정을 대해 온 방식은 통제하고, 무시하고, 의심의 눈초리로 경계하는 것뿐이었다. 통제력을 잃어버린 그녀는 마치, 엄격하게만 키워 삐뚤어진 자식이 장성해서 사고를 치는 모습을 손 놓고 구경만 해야 하는 어리석은 부모처럼 감정의 난동을 그저 견디기만 했다."

통제하는 사람은 틀에 쉽게 갇히게 된다. 그 틀을 유지하기 위해 통제하려고 하기 때문에, 갇히는 감정과 사고를 잘 인지하지 못한다. 그걸 깨닫고 틀을 깨려고 노력할 때는 통제력을 잃게 되는 것 같아 겁이 나기도 한다.

하지만, 한번 깨고 나면 통제력의 범위가 확장된다. 열린 마음으로 타인의 말에 귀 기울이게 되고 사고의 확장을 불러오며,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으려는 균형감을 익히게 된다. 통제가 안 되는 감정은 다양한 감정을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며, 나중에는 그 다양한 감정을 풍부하게 표현할 줄 알게 된다. 즉, 통제력을 발휘해 그 다양한 감정을 적재적소에, 적절한 감정으로 내 보일 줄 알게 된다. 통제하는 기질은 바꿀 수가 없다. 하지만, 그 능력을 확장시켜 더 나은 사람으로 변화할 수 있다.

제146화 로라가 도라에게.

“모든 사람이 부끄러운 실수를 해요. 신께서 우리를 미완성의 존재로 창조하셨기 때문이에요. 그분은 우리들이 살아가며 완성되기를 바라세요. 그 완성의 재료가 바로 실수지요. 우리는 실수로 더 나은 존재가 돼요. 깨닫고, 인정하고, 변화되는 과정을 통해서요. 그러므로, 젊어 한때 저지른 가벼운 잘못은 오래 끌어안고 고통스러워할 필요가 없어요.”

실수를 통해 배우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노력하며 사는 사람은 성숙한 사람으로 성장한다. 미성숙한 사람은 실수를 저지르고도 무엇이 잘못됐는지 모르는 사람이다. 그는 영원히 미성숙한 사람으로 남아 주변사람을 힘들게 할 것이다. 개인적인 관계로만 남으면 그나마 다행인데, 그런 사람이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에라도 앉는다면 많은 사람에게 재앙이 된다. 성숙하지 못한 사람(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깨닫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걸 겪어봐야 알게 된다는 점이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


외전 16화 의사 맥캔지가 여주인공 로라에게.

“칭송할 만한 겸손함이지만, 자신의 부족함에 골몰한 사람은 행복해질 수가 없습니다.”

사람과의 관계가 어려워지고 틀어지는 원인을 자신에게서만 찾으려고 하면 마음이 힘들어진다. 특히 연애를 할 때, 나와 다른 취향의 사람에게 맞추려고 노력하지만 어딘가 마음이 불편하다. 그러나 상대가 정말 좋아서 그 불편한 마음을 자꾸 저 밑바닥으로 밀어 넣어 둔다. 점점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했는지를 잊어버린다. 내 생각, 가치관, 취향은 상대의 그것보다 못하다고, 별로 중요치 않다고 여기게 된다. 나도 모르게 나를 드러내지 않게 되고, 그로 인해 상대는 나를 매력 없다고 느낀다. 그러면 상대의 마음을 붙잡기 위해 더 맞춰주려고 한다. 행복하지 않은데 행복하다고 착각한다. 두 사람 사이의 모든 문제 근원을 자신에게서 찾으려고 한다. 이런 관계는 결말이 좋을 수가 없다. 자존감이 낮으면 관계를 망치게 된다.


자신을 먼저 사랑해야 한다. 내가 가진 유, 무형의 것들이 나를 이루고 있음을 자각하고 스스럼없이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자존감을 회복하고 나로서 당당해야 한다. 그런 후 에라야 나를 제대로 보는 사람을 만나 사랑할 수 있을 것이다. 겸손은 고개를 숙일 수 있는 너그러운 마음을 가진 사람만이 할 수 있다. 수그린다고 낮아지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