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홀 Dec 11. 2015

발품보다 손품을 팔고.

온라인으로 무언가를 사는 일에 익숙해질 무렵, 앱이 나와 더욱 편리한 쇼핑을 할 수 있게 되더니, 요새는 카톡으로도 쇼핑을  할 수 있고 소액은 휴대폰으로 결제할 수 있어 더욱 편리한 쇼핑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무슨 무슨 페이(pay)가 많이 나오고 있어 더더욱 편해졌다.  이젠 쇼핑하러 백화점에 간 적이 언제였는지 아득하게 느껴진다.


그러다 보니, 선물하는 것도 참 편한 세상이 되었다.  특히 자주 보지 못하는 친구, 가족, 직접 만나기는 그렇고 뭔가 보답의 의미를 전하고 싶은 사람에게 온라인으로 바로 선물할 수 있어서 거리적, 시간적 제약을 뛰어넘는 이 놀라운 세상에 새삼 감탄한다.


반면, 이 놀라우리만치 편리한 기술로 인해 사람 만나는 일이 더 적어지는 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잠깐 들면서 선물이 형식적인 행위로만 끝나는 것 같은 아쉬움도 든다. 직접 만나 축하하고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보다, 카톡으로 편리하게 선물하고 할 도리를 다했다고 느끼게 되니 말이다.  


선물 받을 사람을 생각하며 발품을 팔기보다 손품을 팔아 몸이 편해진 만큼 마음도 그 만큼 거리를 유지하는 것 같다. 발품이든 손품이든 선물 받을 사람을 생각하며 어떤 것을  좋아할지 고민하고 물건을 고르고  여기저기 다니고 물건과 가격을 비교하는 일은 같지만, 가만히 앉아서 손가락으로 움직이기만 하는 행위가 만남을 방해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만나서 선물을 전해 주고받으면, 선물을 고르려고 투자한 시간에 환한 미소로 고마운 표시를 할 수 있고, 하다못해 밥을 사거나 차를 사거나 할 수도 있는데, 배달된 선물은 "고맙다"는 인사 한마디. 이모티콘으로 보내도 마음을 다 볼 수 없는 인사말로 끝나기가 쉽다.


이렇게 얼굴을 보지 않고 선물만 주다 보니, 손글씨로 적은 편지나 카드를 주지 못하는 일도 아쉽다. 카드 쓰는 기능이 온라인에 있으나 왠지 마음을 다 전하지 못하고 형식적인 말만 전하는 느낌이기에.


늘 카드를 잊지 않고 적어주는 친구가 있다. 나도 그런 친구가 되고 싶어  축하카드, 생일카드, 감사카드 등을 다량 구입하였으나 자꾸 카드 쓰는 걸 잊는다.  선물 사러 가는 일도 만만치 않아 온라인으로 바로 친구 집으로 보내는 횟수가 늘어나고 있다.  아~~ 이건 모두 게을러서다.  

조금만 더 부지런해져야겠다,  만나서 선물을 전해주고 웃는 얼굴을 볼 수 있도록.  

내게 직접 카드와 선물을 준 친구들 모두 고마워~



매거진의 이전글 직장생활을 지속가능하게 하는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