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쌍바

by 우물

슈퍼에서 아이스크림을 살 때면 여자는 늘 쌍쌍바를 골랐다.
남자가 무엇을 고르든 여자는 쌍쌍바를 선택했고 먹기 전 반으로 쪼개어 꼭 남자에게 반쪽을 주었다.
여자는 쌍쌍바를 반으로 가르는 것에 진심이었다. 혹시나 막대 한 쪽이 다른 쪽 반을 가져갈까봐 쌍쌍바의 중앙을 입김으로 호호 불고는 천천히 반으로 나누었다.
그렇게 깔끔하게 나누어지면 ‘짜~안~ ’ 하며 엄청나게 어려운 수학문제를 풀어낸 듯 만족한 표정으로 반쪽을 남자에게 주었다.
남자는 무심하게 여자에게 한쪽 다 먹으면 남은 한쪽도 다 먹으라고 말한다. 그러면 여자는 늘 손에 들고 있던 반쪽을 남자의 입안으로 집어 넣으며 웃었다. 다른 아이스크림이 가득한 입에 쌍쌍바 반쪽이 들어간 모습이 그리도 좋았나보다.
그 날은 여자가 쌍쌍바를 사고는 입김을 불지 않았다. 따스한 입김을 입지 않은 쌍쌍바는 한 쪽이 ‘ㄱ’ 자 형태로 불균형을 이루었다. 여자는 ‘ㄱ'자로 더 많이 붙어 있는 한 쪽을 입이 아닌 손에 쥐어주고는 건강하라는 말을 남기고 남자를 떠나갔다.


함께 있을 때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한순간도 너가 곁을 떠날 것이라 나는 생각하지 못했다.
부숴져버린 조각을 맞춰보려 하지만 이미 무너져버린 마음은 맞춰지지 않았다. 이제와서 누구의 조각이 더 컸는지 말해봐야 무슨 소용이랴.
조금이라도 내 마음의 조각이 더 오래동안 미련으로 남아 있을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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