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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May 20. 2018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초콜렛 가게...
 내 입맛에

-파리의 드보브에갈레


Debauve & Gallais라는 215년 된 초콜릿 가게의 Pistole 초콜릿. 
Debauve 씨는 루이 16세의 약사로서 마리-앙투아네트가 아플 때마다 약을 만들어 갔다. 그런데 어느날 그녀가 말하기를, 약이 너무 세고 맛이 안 좋아 먹기가 힘드니 자기가 어렸을 때부터 좋아한 핫초코에 섞어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드보브 씨는 약을 핫초코에 넣으면 약의 향과 맛이 더 강해진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 대신 단단하게 만들어 씹어먹게 했고, 초콜릿 광이었던 여왕은 몹시 좋아했다.





처음에 이 동전 모양의 초콜릿(pistole이라 부른다)은 코코아와 사탕수수, 약으로 만들었으나 여왕이 더 나은 맛을 요구하면서(그녀는 밀크초콜렛을 특히 좋아했다고 전해진다) 드보브 씨는 다른 향과 재료를 써서 더 나은 품질의 초콜릿을 생산, 1800년에는 아예 초콜릿 가게를 열었다. Gallais는 그의 동업자이자 조카다.
피스톨 초콜릿은 코코아 함량이 60퍼센트에서 시작, 99퍼센트까지 여러 종류가 있다. 이 집의 다크 초콜릿은 잡스러운 맛은 전혀 없이 씹으면 씹을수록 오직 초콜릿 그 자체의 쫄깃쫄깃하고 사각사각하고 순수한 맛만 난다. 진짜 좋은 다크 코콜릿이 어떤 것이다, 라는 걸 보여주는 제품. 최고로 좋은 원료를 써서일 것이다. 나처럼 먹을 것에 이것저것 잡스러운 것을 섞는 것보다는 식재료 자체의 맛만 즐기는 걸 좋아하는 사람에겐 딱 들어맞는다. 전통과 역사를 가진 노포의 힘이 느껴진다. 100점 만점에 100점. 
다음에는 코코아 함량 99퍼센트짜리도 맛보고 싶다. 100그램에 14유로.

30 Rue des Saints-Pères, 75006 Paris

   

<장미꽃을 든 마리-앙투아네트>, 엘리자베트 -루이즈 비제-르브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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