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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Jun 28. 2018

프랑스 미술관 걸작 탐방 3

-루브르 미술관, 니콜라 푸생


니콜라 푸생의 작품들. 12번 방에서 16번 방까지.



푸생은 프랑스 17세기 고전주의 회화를 대표하는 작가다. 그의 작품은 전세계 곳곳의 미술관에 흩어져 있으나, 그중 가장 많은 숫자의 주요 작품이 루브르에 있다. 
그는 파리 북부의 작은 마을에서 가난하게 태어나 어렵게 그림 공부를 시작했다. 그는 그 당시 모든 화가들이 가서 그림을 배우고 싶어 했던 로마에 가려 했으나 돈이 없었던 탓에 두 번이나 실패했다. 
그러다가 세 번째만인 1624년에 결국 로마에 도착, 성인 베드로에 관한 작품을 주문받았다. 그는 시의 주제에서 영감을 받았는데, <시인의 영감> 같은 작품이 그중 하나다. 
1630-1640년 10년 동안 로마에 머물렀다. 큰병도 앓고 결혼도 한 이 기간에 그는 공공기관이나 교회의 주문을 마다한 채 수집가들이 선호하는 보다 적은 작품을 그린다(<플로르의 제국>, <사빈느 여성들의 납치> 등).
1640년에서 1642년까지 2년 동안은 루이 13세와 리슐리외의 압력에 파리에서 머무른다. 그리고 1950년까지 8년은 그의 고전주의 화풍이 본격적으로 꽃을 피운 시기인데, <아르카디아의 목동들>이 널리 알려져 있다. 그리고 세상을 떠난 1665년까지 15년 동안은 풍경과 그 픙경 속의 인간이라는 주제를 천착하였다.



<시인의 영감>


1) <시인의 영감>, 1630년경(두 번째 그림)
가운데 앉아 있는 것은 아폴론. 그가 쓰고 있는 월계관과 악기인 리라를 보면 알 수 있다. 뮤즈들 중 가장 능력이 뛰어난 칼리오프는 플루트를 들고 있는데, 서사시와 웅변술의 수호신이다. 사랑의 요정은 아폴론의 그것과 똑같은 월계관을 손에 들고 있다. 시인에게 주려는 것이다. 
아폴론 발밑에 서 있는 사랑의 요정은 책을 들고 있다. 비르길리우스가 쓴 책일 것이다. 
이 그림에서는 시인만 유일한 인간이다. 그의 눈에 신들이나 요정은 안 보인다. 그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영감을 구하고 있지만, 사실 그에게 영감을 불어넣는 것은 그의 책을 손으로 가리키는 아폴론이다.


  

<사빈느 여자들의 납치>

2) <사빈느 여자들의 납치>, 1637-1638.
그림 왼쪽 빨간 옷을 입고 서 있는 것은 로물루스다. 사빈느 여성들을 납치하라는 명령을 내리고 있다. 로마시대 황제들의 동상을 그대로 베꼈다. 등장인물은 수십 명인데, 로마 남자들이 울며 도망치려 애쓰는 사빈느 여인들을 붙들고 있다.
납치, 라는 주제는 매우 극적인 효과를 낳기 때문에 16세기와 17세기에 크게 유행한 주제였다. 널리 알려진 예로는 파리스의 헬렌 납치, 제우스의 유로프 납치 들이 있다.
똑같은 제목을 가진 그림이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도 있다.



<물에서 건져낸 모세>


3) <물에서 건져낸 모세>
푸생을 비롯, 19세기의 프랑스 화가들이 선호한 주제.



<자화상>


4) <자화상>(1650)
푸생은 쉰여섯 살이 되던 해에 자화상을 두 점 그렸는데, 하나는 베를린에 있고 우리에게 잘 알려진 또 하나는 루브르에 있다. 한 친구는 푸생에게 자화상이 아닌 그의 초상화를 다른 화가가 그리기를 원했으나, 푸생은 자화상을 그렸다.


   

<아르카디아의 목동들>


5) <아르카디아의 목동들>, 1638-1640년
아르카디아는 그리스의 펠로폰네스 반도 한가운데 위치한 지역으로 그리스로마 시대 때는 지상낙원으로 여겨졌다. 그림에서는 목동들이 무덤에 새겨진 "Et in Arcadia Ego"라는 문장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는 듯 하다. 이것은 "심지어는 아르카디아에도 나는 존재한다"라는 뜻이고, "나"는 죽음의 신이다. 그렇다면 푸생은 자기 그림을 보는 사람에게 삶과 죽음에 대해 성찰하라고 권유하는 것이 아닐까?


6) <사계절>, 1660-1664
인생의 큰 단계들에 관한 성찰. 푸생의 유작이라고 할 수 있다. 네 개의 작품으로 이루어져 있다.
원래는 리슐리외 추기경의 사촌인 리슐리외 공작을 위해 그린 그림. 그러나 루이 14세와 정구시합을 해서 지는 바람에 다 뺏겼다.


   

<봄>


-<봄>. <지상천국>이나 <지상천국의 아담과 이브>라고도 불린다. 이브가 아담에게 사과를 가리켜 보이고 있다. 자연의 비옥함에 대한 성찰이 엿보인다.


  

<여름>


-<여름>. 구약의 <룻기>에 등장하는 이야기. 가난한 하녀 룻은 보아스로부터 그의 밭에 이삭을 주워도 좋다는 허락을 받는다. 그녀는 다윗의 할아버지인 Obed를 낳는다.


  

<가을>


-<가을>.


  

<겨울>


-<겨울> 혹은 <대홍수>. 비가 그만 내리도록 해달라고 하늘에 애원해보지만 천둥번개는 더 요란해진다. 여인은 어린아이를 바위 위의 사내에게 올려주는 것일까, 아니면 반대로 사내가 아이를 배에 태우는 것일까?
어찌되었든 악과 불행을 상징하는 듯한 거대한 뱀이 그 음산한 모습을 드러냈다. 인루는 이제 영원히 물에 잠겨 멸망하는 것인가? 아니면 물이 줄어들고 저 어린아이가 다시 인류에게 희망을 가져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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