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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Apr 20. 2018

남불의 생선요리, 부이아베스

  

부이아베스(Bouillabaisse)는 마르세이유를 중심으로 한 프랑스 지중해의 대표적인 생선 요리다. 우리 식으로 생각하면 생선찌개를 떠올리면 될 듯하다(물론 soupe de poisson이 있기는 하나 생선 종류에 있어 차이가 난다). 여러가지 요리법이 있으나 몇 가지 기본 원칙이 있다.

1. 생선의 신선도는 절대 엄수해야 할 원칙이다. 당연한 얘기!
2. 생선의 다양한 종류와 질 역시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 신선한 생선들은 오직 손님이 주문한 뒤에서야 요리가 시작되어야 한다.
3. 부이야베스의 색과 향을 살려주는 향료 사프란은 이물질이 전혀 섞이지 않은 진짜를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 파프리카나 기타 프로방스 지역 향료는 절대 써서는 안 된다.
4. 생선을 자르는 것은 반드시 손님 앞에서 이뤄져야 한다.



원래 부이야베스는 어부들이 바닷물에 각종 생선과 회향풀과 토마토 등을 넣고 뭉근한 불에 오랫동안 끓여 먹던 음식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요리법이 세련되어 바닷물에 끓이는 대신 암초에서 사는 작은 생선들을 토마토와 양파,. 마늘, 회향풀, 사프란과 함께 끓여 체로 받친다.
부이야베스에 들어가는 생선은 날개횟대, 붕장어, 아구, 성대, 생태, 농어, 생피에르(왜 이 생선에 성자의 이름이 붙었는지 늘 궁금했는데 아직도 의문이 풀리지 않았다. 내 생각에는, 베드로 성인께서 즐겨 드시던 생선이 아닌가 싶은데, 어쨌든 한국의 병어보다 훨씬 큰 닮은꼴이라고 보면 된다), 쏨뱅이 등이다. 식당에 따라서는 투구게와 랍스터를 첨가하기도 한다.




마르세이유 구항 주변에 부이아베스 식당들이 즐비한데, 다 가짜다. 진짜 부이아베스 요리를 하는 곳은 미라마르(Miramar) 식당을 비롯한 두세 군데 뿐인데, 대신 가격이 비싸서 1인당 55유로, 거기다가 술값을 합치면 넉넉하게 70유로는 준비해야 할 듯.
얼마 전에 이곳에서 이 요리를 할머니에게서 직접 배운 프랑스 친구가 직접 생선을 사서 준비한 적이 있는데, 이때 빵과 술을 포함, 열 명 가량이 1인당 25유로씩 낸 적이 있다. 물론 집에서 해먹었고, 우리 아마추어 요리사의 인건비는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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