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보면 울고 싶어서 난 고향을 그리워한다.

by 성게알

너를 보면 울고 싶어 진다.
알 수 없는 억울함, 꽉 차버린 속마음.
그 모든 것을 담은 채로 나는 널 보면 안겨서 울어버리고 싶다.
왜 우느냐는 너의 동그래진 눈과, 등을 쓰다듬는 커다란 손과, 걱정이 묻은 목소리가 답으로 돌아올 것만 같아서.
너의 다정함을 그때는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서, 어딘지 찾을 수 없는 친절을 그렇게라도 느껴보고 싶은 심정이다. 이런 마음이 왜 생기는 것일까 고민하는 일도 많지만 열두 번 생각해도 난 너에게 표현을 바라는 것이겠지. 사랑은 주는 것이라서 주는 것만으로 만족할 수 있는 자립한 성인이 되기 위해 묵묵히 노력하고 싶었지만 어엿한 20대 후반의 성인이 되고서도 이루지 못했다.


즘은 그리워진 것이 많아졌다.

딴생각이 자꾸 들어서인지, 외로운 마음에 찾는 건지는 모르겠다.

딱 정확하게 말할 수 있는 건 내게 따뜻했던 것들을 그리워한다는 것이다.

익숙한 환경과 좋아하던 음식들, 내게 다정한 사람들과 즐거운 관계들.

역시는 역시, 타지는 타지다. 난 끊임없이 무언가를 그리워하고 갈망하며 고향에 있을 무언가를 상상한다. 아마 편안함을 찾는 거겠다.

내가 가지기도, 놓기도 했었던 시간들은 오롯한 내 선택으로 이루어졌었는데. 그러고도 마음 한구석에 남는 미안함은 금방 이겨내서 난 끝내 자유롭고 즐거웠었다. 그곳은 그래도 되는 곳이기도 했지만 그럴 수 있는 사람들만 모여있는 곳이었다. 내가 나로 살아도 미안하지 않은 사람들. 그런 나를 환대하고 아껴주는 사람들. 내게 나무라지 않고 존중해 주는 사람들. '왜?'라는 물음을 붙이지 않고도 알아주는 사람들.

그래서 생겼던 따뜻한 대화의 공백이 고마웠던 곳.

나는 마음의 몇 가지 고향을 두고서 내내 환상과 그리움을 반복하겠지만 진짜 나다운 모습으로 살 수 있는 곳을 끝까지 갈망할 테다.

언제는 둥둥 떠다니는 역마살 같은 삶이 싫어 발 붙이고 살 곳을 원해놓고는 마음의 고향을 여러 곳이나 둔다는 건 참 당치 않은 일이다.


마음이 부서질 듯한다거나 아슬아슬하게 간신히 이어가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난 이제 그렇게 나약하지 않다. 안되면 끝내 돌아설 용기까지 갖추고 있는 단단한 사람이지만 아직 차가운 공백에는 무엇이라도 채워 넣고 싶어 하는 어리숙함은 해결하지 못했다. 그래서 울고 싶고, 내게 따뜻했던 것들을 그리워하는 중이다.

그러나 이 사실을 자각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대견하다. 아니었으면 이미 한바탕 눈물을 쏟았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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