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오고 간 마음에 내 발자국을 알아볼 수 있게 남기는 일이 가능할까.
수많은 발자국들은 움푹, 짙게도.
특별하게 다양한 모양으로. 셀 수없이 많게도 남았을 텐데.
그중에 나 하나 들어갔다고 당신 마음에 남을 수 있을까.
언제는 뛰쳐나오고도 싶었지만 아무 용기도 못 낸 채 자진해 그 안에 머물렀다.
더 세게 발바닥을 눌러보든, 내 자국을 다 지우고 벗어나든. 뭔가를 해야 함을 알지만 그럼에도 끝나지 않았을 내 마음과 시간은 당신 마음에 남는 것과는 별개로 진행되는 일이었다.
자애를 실천해보려 했을 때는 특별해지지 않아도 괜찮다고, 있는 그대로를 지키려 했는데.
당신을 사랑할 땐 더없이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어 발버둥 치는 내 모습이 자신에게는 퍽 못나보여서 이런 나도 싫고 저런 나도 싫어져버렸어요.
알 수 없는 상대의 마음을 마음대로 가늠해 놓고 당신에게도, 내게도 상처를 주고 있는 자신이 싫어져버렸어요.
아무래도 미지로 남아있는 것들에 대한 두려움을 나는 깨부수지 못했어요. 기다리는 참을성을 기르지 못했어요. 언제나 확인받고 싶고, 드러나지 않으면 자꾸만 도망치고 싶어 져요. 아주 나쁜 사랑을 하고 있는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하고 있는 좋은 사랑은 있어요. 계속 사랑해 보기. 두려워도 내 진심은 다 전하기.
비록 여전히 떨고 있지만요.
발자국을 남긴다는 것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고 다시금 생각을 고쳐먹었다.
마음 안에 아직 머물러 있고 싶다면 그곳에 남은 모든 발자국을 지긋이 보며 보지 못했던 지난날의 당신을 또 한 번 사랑하기. 그렇게 당신을 알아가기. 두려움보단 따뜻함으로 남을 때까지 당신에게 마음을 다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