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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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게알

나를 지나간 수많은 인연들은 예기치 않은 순간에 불쑥 떠오른다. 그때엔 마음깊이 아프다가, 반갑다가, 그립다. 미워했던 모든 순간도, 사람도. 오래돼서 미화된 건지, 지나와서 후회한 건지 이제는 다 이해하고, 용서를 구하고, 죄를 고백하고 싶다.


내가 미워했던 사람들, 나를 미워하던 사람들. 지금은 그저 당신과 만났던 시간들이 아쉬워서 자주 그립다.


모든 사람의 마음엔 무거운 짐덩이 하나쯤은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에게 말할 수 없어서, 용서를 구할 수 없어서 혼자 평생을 감당해야 하는 마음의 무게. 과거엔 사랑하는 사람들의 짐을 가볍게 해주고 싶었다. 나 하나가 이해해 주면 그 사람이 좀 가벼워질 거라 믿었다.


시간이 지나니 사람은 자신이 짐을 지고 감으로써 죄를 반성하는 거라는 걸 알았다. 내가 함부로 이해한다고 죄가 가벼워지지도 상대가 용서하지도 않는 것.


나의 마음속에도, 당신의 마음속에도 자신이 평생에 걸쳐 가지고 가야 하는 무게가 있음을 안다. 그것은 반성이 될 수도, 후회가 될 수도, 그리움일 수도 있다. 그래서 난 여전히 지나온 사람들을 생각하며, 그리워하다, 미안해하다, 보고 싶어 한다. 그건 내가 너를 생각하면 생기는 마음의 무게.


부디 잘 지내고, 마음이 편하고, 잘 자는 평온을 기원하며 어디선가 멀어져 버린 너의 삶을 조용히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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