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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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게알

좋은 글을, 풍부한 글을 쓰고 싶었다. 그러나 내 언어는 단출하고 영, 원하는 의미를 뿜어내지 못했으며 때론 아무것도 내포하지 못한 노골적인 단어들로 발포해 버려 심심했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 내가 잘 쓰지 않는 단어에 손을 멈추고 단어장에 적어 내려갔다. 언젠가 한 번은 써먹어보리라, 언젠가 정확한 때에 기가 막히게 채워보리라 하면서. 그러나 그런 단어와 문장들이 쌓여가기만 하고 들여다보는 횟수가 적었다. 이걸 어떻게 체득시킬까 했는데 어느 날 독서를 하다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 주제에 맞춰 오늘의 글을 쓰자고.

그리하여 '오늘의 사전'을 쓰기 시작했다.


첫 번째 단어

미려하다 : 아름답고 곱다


예쁜 것들은 많다. 그런 말은 많이도 하지만, 곧장 한다. 미려하다는 말을 진작 알았더라면 내가 칭찬하고 싶은 것들을, 표현해내고 싶었던 것들을 어쩌면 잘 해낼 수 있었을까? 곱다는 말은 소중한 것을 대할 때 쓰는 표현 같아 옛날부터 좋아했다. 어쩐지 할머니가 손주의 머리를 넘기며 하는 말 같은 다정함이 있었다. 누군가에겐 부담스러울까 자주 쓰지 않지만 암튼 그 표현을 좋아한다.

아름다운데 곱기까지 하다니 미려하단 말은 아껴 써야 할 것 같은 느낌이다. 허나 내 주위엔 미려한 것들이 많다. 아껴서 쓰고 싶은 말이지만 정말 많다. 사랑하는 이들이 날 바라보는 눈이 그러하다. 그리고 되도록 그런 것들만 바라보면서 사랑만 받는 사람이라고 믿는 내 마음이 세상을 미려하게 바라보 있다 느낀다.


세상에 미려한 단어들을 많이 수집하고 싶다. 내 입에 차곡차곡 쌓여 그런 말들로 사랑하고 아끼고 보살피며 살아가면 좋겠다. 때론 날카롭고 서걱대는 단어들도 글을 쓰는데 딱 맞는 자리를 찾아가겠지만, 또 그런 말을 할 때가 분명히 필요하겠지만 따뜻한 입김을 내뿜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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