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의 사랑법

by 성게알

헥헥 대는 숨을 내뱉는 여름이 달팽이 점액처럼 끈적여도 너와 살을 비비대는 게 낭만 같다.
덥기보다 푸르른 여름으로 기억될 듯싶어서 넓은 공간에도 너와 머리를 모으고 조곤조곤 얘기를 한다. 어떨 때는 이렇게 이럴 때는 저렇게.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널 째려볼지언정 마지막엔 볼을 맞대고 뜨끈한 체온을 나눌 테다.
저리 가라고 밀어내도 더 땀을 내 엉덩이를 붙여 앉을 테다.

좋은데 어쩔 거냐.
널 사랑하는 걸 알아버린 날 어쩔 거냐.
사랑함을 인정하고 나니까 사랑하고 싶은 순간이 수도 없이 많은 걸, 더 깊어지고 싶은 걸 어쩔 거냐. 그렇게 하면 동반해 올 사랑의 무서움을 이겨내고 단숨에 널 향해 뛰어들 수 있을 것 같은 걸 어쩔 테냐.
온 마음을 다한다는 건 그런 건가보다.
미운 것도 인정하고, 예쁜 마음도 인정하고, 가끔 외면하고 부정하고 싶은 마음들을 다 인정하고서 집중하는 시간을 더 늘리는 것.
그리고 소리 내어 말을 하는 것.
모든 방식으로 티를 내는 것.
가끔은 옛날의 내 모습을 부러 찾을 때가 더러 있다. 예전의 나는 어땠나. 그때의 나도 이렇게 살 맞대길 좋아했나. 이렇게 낑낑 어리광 부리길 자주 했나.
변해버린 걸 알면서도 현재의 모습이 더 유치하고 마음에 들어버리니 널 사랑하다 날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

따끔하게 심장이 두근대고, 먹먹하게 행복하고, 저릿하게 감동이 밀려온다. 결국엔 큰 파도로 슬픔이 밀어닥칠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한참을 빠져들어도 더 깊이 뛰어들고 싶은 구석이 너에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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