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직 아빠의 아침 밥상 #64 (23.09.01)
휴직 D+93일
오늘의 아침 밥상 '누룽지 조식'
깔끔하게 담백한 깔끔한 아침을 준비하고 싶었다
그동안 만든 음식들을 보고 있자니 솔직히 많이 차렸던 빵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것도 있었다.
그래서 정말 담백한 아침으로 준비한 밥상은 누룽지 조식!
누룽지는 따님이 선호하는 메뉴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메뉴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따님의 평가에도 안정권이고 따님이 아침에 잘 먹고 갈 메뉴이기도 했다. 사실 따님이 가장 좋아하는 누룽지는 바삭하게 구워진 누룽지다. 그래서 바삭한 누룽지를 활용해서 스팸과 치즈를 얹은 카나페를 만들어 주기도 했던 것이다.
그런데 오늘은 누룽지를 따끈하게 끓여 내고 싶었다. 아직 날씨는 가을이라고 말하기 힘들지만 가을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9월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따끈한 누룽지를 끓이면서도 딸이 좋아하는 바삭한 누룽지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누룽지 조각을 크게 쪼개 함께 담고 바삭한 누룽지를 부수어 고명으로 살짝 뿌려 보았다. 그리고 여기에 따님이 좋아하시는 스팸이 함께 한다면 궁합이 잘 맞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따끈한 누룽지와 함께 먹는 스팸은 따끈한 밥에 얹어 먹는 스팸의 맛과 견주어도 뒤떨어짐이 없을 것이다.
또 이런 한식 스타일 밥상에 빠질 수 없는 것은 밑반찬이 아닌가? 먼저 총각김치를 한 입에 먹기 쉽게 잘게 썰어 정갈하게 담고, 배추김지 속으로 양념되어 있는 무채를 골라서 작은 접시에 예쁘게 담았다. 따님은 배추김치를 안 드신다. 하지만 참으로 신기하게 배추김치 양념 속의 무채는 잘 드신다. 그리고 아쉬울까 봐 추가로 참치도 조금 담아냈다.
이렇게 차려놓고 보니 나도 한식 밥상을 차린 것 같은 뿌듯함(?)이 밀려온다.
'그래 밥과 국이 없어도 한식 스타일 연출이 가능하구나'
이렇게 스스로 감동하는 중 다가온 따님의 평가 타임! 오늘 따님의 평가는 A+!! 역시 예상대로 바삭한 누룽지를 함께 담은 것이 A+ 획득의 가장 큰 요인이었다.
딸과 함께 마주 앉은 아침 밥상에서 빨간 하트 접시에 올린 스팸을 슬쩍 딸 앞으로 밀면서 신경 써서 아빠의 마음을 담았다고 이야기하니 우리 쿨한 따님의 대답
"응 그런 줄 알고 있었어~ 아빠는 하트를 되게 좋아하더라. 근데 엄마한테도 그랬었어?"
그렇지, 생각해 보니 나는 우리 집 여성분들에게 하트를 아주 많이 날리고 있었다. 다만 그 하트가 요즘은 딸에게만 집중이 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 아내님은 나의 하트를 기억하고는 계실까? 내일 아침에는 아내님께 하트 접시에 내 마음을 담아 전해봐야 할 것 같다. 어쩌면 "당신 뭐 사고 쳤어?"라는 반응이 돌아올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64번째 아침 밥상 : 누룽지 조식 (난이도 하)
소요시간 : 누룽지 굽는 시간 제외 15분
[재료]
누룽지, 총각김치, 배추김기 양념 속 무채, 참치캔
[레시피]
기름을 두르지 않은 팬에 밥을 얇게 펴고 물을 약간 부어 초약불에 굽는다. (저녁에 미리 준비하면 좋음)
바삭하게 만든 누룽지를 물에 넣고 끓여 준비하고 바삭한 누룽지를 함께 담는다
스팸은 최대한 바삭하게 구워 기름을 제거하고 김치와 참치를 함께 담아낸다
[Tips!]
누룽지는 기름을 두르지 않고 아주 약한 불에 오래 구워야 바삭하게 구워진다
저녁에 누룽지를 미리 만들어 놓으면 아침 시간에 간편하게 준비가 가능하다.
★아침아빠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dads_breakfast_morningpa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