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침아빠 Jan 11. 2024

70. 청출어람
'에그 잉글리시 머핀 오픈샌드'

휴직 아빠의 아침 밥상 #70 (23.09.11) 

휴직 D+103일

오늘의 아침 밥상  '에그 잉글리시 머핀 오픈샌드'

청출어람을 꿈꾼다!


오늘의 메뉴의 기원은 엄마표 메뉴다. 또한 따님이 매우 좋아하시는 메뉴다. 이런 메뉴에 도전하는 것은 상당한 리스크를 가지고 있다. 이미 아는 맛이고 그 맛을 인정했다면 그것을 따라잡기는 매우 힘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아내는 본인이 만든 음식 중 딸이 엄지 척을 내민 몇 안 되는 메뉴라며 도전하지 말라고 했지만 나는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전략은 단 하나, 따님의 시각을 사로잡자!

사실 잉글리시 머핀 재료의 구성을 보면 맛으로 차별화를 만들어 내기는 쉽지 않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잉글리시 머핀 빵은 어치피 구매하는 재료이니 맛에서 차이가 날 수 없고, 계란을 삶아서 올리는 것에서 맛의 차이가 난다고 해도 반숙이냐 완숙이냐 정도인데 그렇다고 해도 그 맛이 엄청난 차이점을 만들어내는 것은 상당히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리고 딸기잼을 블루베리잼으로 바꿀 수는 있으나 이미 따님께서 딸기잼을 바른 맛을 베스트로 평가하신 상황에 오히려 감점의 요인이 될 수 있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재료는 그대로 가되 '최대한 예쁘게 만들자'였다.

엄마표는 계란을 잘라 무질서하게 올렸지만 아빠표는 꽃모양이다. 

엄마표는 파슬리를 올리지 않지만 아빠표는 파슬리를 올린다.

엄마는 치즈를 과감히 뿌리지만 아빠는 계란의 꽃모양을 가리지 않게 조심스럽게 뿌린다.


이렇게 엄마의 메뉴에서 모든 것을 넘어서고자 노력한 결과 따님에게 A+ 평가를 획득했다. 게다가 아빠가 만든 것이 더 맛있다는 평가까지 받을 수 있었다. 물론 엄마는 이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비주얼에 현혹되어 맛 평가를 냉정하게 내리지 않았다는 이의를 제기했다. 


하지만 '맛있게 보이는 것'도 맛의 일부라는 따님의 냉정한 평가에 아내는 패배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것이야말로 청출어람 아니겠는가? 뿌듯한 마음으로 잉글리시 머핀을 베어 문다. 정말 천상의 맛이 따로 없다는 느낌이 든다. 이것이 바로 승리의 맛인가?


그리고 잠시 후 등교한 따님이 가족 카톡방에 카톡을 보내왔다. 

"아빠 오늘 잉머 맛있었어! 이제 잉머는 아빠가 해준 것만 먹을래~"

아내는 카톡을 보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었고, 나는 그 순간 오늘의 진정한 승자가 누구인지 알게 되었다. 이 모든 것이 아내의 큰 그림이었던 것일까? 


그래, 이제 나는 따님의 최애 메뉴인 잉머를 그녀가 원할 때마다 계속 만들어야 한다. 

순간 머릿속이 아득해졌다. 



70번째 아침 밥상 : 에그 잉글리시 머핀 오픈 샌드 (난이도 하)

소요시간 : 20~25분 (취향에 따라 굽는 시간 연장)


[재료]  *빵 1쪽 분량 재료

잉글리시 머핀, 달걀 2개, 딸기잼, 모짜렐라치즈, 파슬리


[레시피]

잉글리시 머핀을 반으로 가르고 단면에 딸기잼을 바른다.

달걀은 완숙으로 삶아 가로로 슬라이스 한다. (달걀 슬라이서 활용)

딸기잼을 바른 잉글리시 머핀 위에 계란을 예쁘게 올리고 모짜렐라 치즈를 올린다

180도~ 190도 오븐에 최소 15분 이상 굽는다. (취향에 따라 30분까지 굽는 것도 가능)


[Tips!]

바삭한 식감을 좋아하는 경우 굽는 시간을 30분까지 하면 치즈가 노릇노릇해지고 바삭하다

부드러운 식감을 좋아하는 경우 치즈가 녹는 정도 약 15분 구우면 충분하다.


★아침아빠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dads_breakfast_morningpapa






매거진의 이전글 69. 정갈한 아침 '그레놀라 그릭요거트 브렉퍼스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