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침아빠 Jan 24. 2024

78. 딸도 아빠도 시험기간
'고다치즈 토스트'

휴직 아빠의 아침 밥상 #78 (23.09.21)

휴직 D+113일

오늘의 아침 밥상 '토마토와 고다치즈 토스트'

이번주는 딸의 2학기 중간고사가 한창이다. 어쩔 수 없이 따님은 시험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번주 토요일 9월 23일은 나에게도 중요한 시험이 있는 날이다.

6월에 휴직을 시작하면서 '휴직기간 동안 무엇인가 한 가지 정도는 성취하고 복직을 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에 덜컥 '청소년 상담사 2급' 자격증 시험 응시원서를 냈고 그 필기시험이 9월 23일이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지금부터 10년도 더 넘은 이야기다. 2012년에 석사학위를 취득했으니 처음 대학원에 입학한 건 2010년이었다. 딸은 초등학교 입학 전이었고, 맞벌이로 인해 등하원 육아전쟁이 한창이었으며, 아내도 워킹맘의 역할에 한창 힘들어할 때였다. 그런 와중에 내가 회사 다니면서 공부까지 한다고 한 술 더 거들었으니 당시의 정신없음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상태였다. 


그렇게 어렵게 2년 반 만에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하지만 상담 쪽 일이라는 게 석사학위로 끝나는 것이 아니란 것은 이쪽 계통에 있는 분들이라면 더 잘 아실 것이다. 상담이란 것을 하려면 현장 경험을 쌓아가야 하는데 내가 금융권 회사에 다니면서 상담 경험을 쌓는 것은 불가능했다. 물론 내가 모르는 어떤 방법이 있었을 수도 있지만, 당시 회사생활만 하기도 벅찰 정도로 많은 업무에 파묻혀 있었기에 다른 방법을 생각해보지도 못했다는 것이 어쩌면 정확한 표현일 같다. 


그렇게 학위만 취득하고 10년도 넘게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마음 한편에 상담에 대한 생각이 없지는 않았지만 하루하루 생활을 이어가느라 처음 대학원 공부를 시작할 때의 마음가짐은 계속 옅어지고 '괜히 나와는 상관없는 상담공부를 해서 시간과 돈을 써버린 건가?'라는 생각마저 들곤 했었다. 그런데 휴직과 함께 내 머릿속에 떠오른 것이 바로 상담과 관련된 자격증을 하나 타고난 뒤 복직을 하자는 것이었고 국가공인 자격인 '청소년 상담사' 자격증이 눈에 들어왔다.


덜컥 응시원서를 냈지만 남은 시간은 약 3개월뿐이었고, 심리학 책을 손에서 놓은 지 10년도 넘은 상황이라 내 머릿속은 리셋된 상태나 다름없었다. 또한 휴직 초반에는 하루 중 공부에 투입할 시간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아침 밥상만 챙기고 주방일은 나 몰라라 할 수는 없었다. 주방정리도 하고 설거지도 하고 장도 봐야 하고 이것저것 해야 할 일들이 많았다. 휴직하고 식구들의 생활과는 동떨어져 나만의 휴식이나 공부를 하는 것은 소위 '가족의 도리'가 아니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합격을 못 해도 큰일 날 일은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도전했지만 그래도 이왕 원서를 냈으니 떨어지고 싶지는 않았고 낮에는 공부를 못해도 밤에는 책상에 앉아 공부를 이어갔다. 그렇게 3개월이 지나고 9월 23일이면 시험이다. 


그래서 요즘 한창 중간고사인 딸의 아침 밥상 차리는 것에 소홀(?)해진다. 내 코가 석자라 그런 것 같다. 오늘 아침 밥상은 정말 쉽게 차렸다. 식빵을 토스터에 구웠는데 절반은 고다치즈를 올렸다. 그리고 토마토를 함께 곁들였다. 아빠의 이런 상황을 알아서 인지 따님은 이런 간단한 밥상에도 A+를 주신다! 감사할 따름이다.


우리 딸! 고마워! 중간고사 잘 보자! 

아빠도 힘내서 시험 잘 볼게!




78번째 아침 밥상 : 토마토와 고다치즈 토스트 (난이도 하)

소요시간 : 5분

[재료]

식빵, 고다치즈 (슬라이스), 토마토, 발사믹 글레이즈, 어린잎 채소 조금


[레시피]

식빵은 테두리를 잘라내고 반을 자른다

고다치즈 슬라이스를 식빵 크기에 맞게 반으로 자른다

토스터 (발뮤다 토스터 활용)에 식빵을 넣고 굽는다

토마토는 예쁘게 잘라 어린잎 채소와 함께 담고 발사믹 글레이즈를 살짝 뿌린다


[Tips!]

식빵 테두리를 자르면 식탁에 올렸을 때 깔끔한 느낌을 줄 수 있다.

취향에 따라 먹을 수 있도록 절반은 치즈를 얹고 절반은 그냥 굽는 것도 방법이다.

예쁘게 차리면 초간단 밥상도 가족들에게 칭찬받을 수 있다


★아침아빠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dads_breakfast_morningpapa

절반은 고다치즈를 얹고 절반은 그냥 구워서 번갈아 플레이팅 하면 제법 그럴 듯 한 모양이 된다.
발사믹 글레이즈와 약간의 채소는 색감을 더 돋보이게 만든다.




매거진의 이전글 77. 비 오는 수요일엔 '치즈버터 군고구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