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직 D+29일
오늘의 아침 밥상 '통감자 에그 버거'
1학기 기말고사에 돌입한 따님을 위한 응원음식이 필요하다!
유튜브를 열심히 뒤져 찾아낸 오늘의 메뉴, 통감자 에그 버거!
앞서 글에서 여러 번 밝힌 바 있듯이 감자는 따님이 매우 좋아하는 식재료다. 그녀의 1학기 기말고사를 응원하는 아빠는 당연히 감자 요리를 해야 하는 것이다. (코스트코에서 한 박스 구입한 감자가 아직도 아주 많다는 것 때문에 감자요리가 계속되는 것은 절대 아님을 밝히고 싶지만... 사실 어느 정도는 ㅋㅋ)
감자를 채 썰거나, 갈거나, 으깨거나 하지 않고 통감자로 만든다는 것에 솔직히 좀 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솔깃했던 오늘의 메뉴, 통감자에 촘촘한 칼집을 내야 한다는 것이 난코스로 예상되었으나 딸이 좋아하는 감자와 베이컨 조합이면 오늘도 너끈히 A+ 등급이 가능하겠다는 셈법에 따라 도전하게 되었다.
감자를 물에 씻고 껍질을 벗겨낸 뒤 레시피에서 본 대로 두툼하게 버거 패티의 역할을 할 감자를 잘라내고 가장 난코스로 예상되는 칼집 내기에 도전한다.
'젓가락을 감자 양 사이드에 대고 젓가락 깊이만큼만 자르면 되는 거야. 어렵지 않아!'
나 스스로에게 업무지시 후 한 줄씩 칼집을 낸다. 그런데 힘을 너무 많이 주면 감자가 부러질 것 같고, 또 너무 힘을 안 주면 칼집이 제대로 나지 않아 유튜브 영상에서 본 것처럼 감자가 찰랑찰랑 거리질 않는다.
'하루하루 더워지고 있는 날씨 때문이지 긴장해서는 아니야'라고 애써 스스로 변명해보지만 등줄기에 땀이 흥건해진다. 너무 얕은 칼집은 두 번, 세 번 칼질을 하고, 깊게 들어간 칼집은 혹시 부러지는 것 아닐까 노심초사하면서 수십 개의 칼집 내기를 마치고 올리브 오일을 바른 후 에어프라이에 보낸다.
감자가 익는 동안 감자 패티 사이에 들어갈 베이컨과 계란을 팬에 구워내고 맛있게 구워진 감자 사이에 넣은 다음 예쁘게 플레이팅 하여 아침 밥상으로 직행한다. 칼집을 내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되어 예상했던 시간보다 10여분을 초과한 덕분에 따님의 등교시간에 임박하고 있었다. 그래도 꼭 아침은 먹이겠다는 각오로 따님을 식탁에 잡아다 앉히고 그녀의 판결을 기다린다. 와~ 경축! 그녀가 준 등급은 A+!
아! 이렇게 매일 '냉부'를 찍는 아빠라니... 내일은 좀 더 여유 있는 밥상 차리기에 도전해야겠다.
딸이 등교하고 아내가 한 소리 한다. 아무리 애가 좋아해도 베이컨 남용은 건강에 좋지 않다는 엄마의 잔소리다. 알겠다고 말하고 서는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내보낸다. 그리고 속으로 웃으면서 생각한다.
'딸은 그동안 엄마가 해준 것보다 아빠가 해준 아침이 더 맛있다고 벌써 여러 번 말했다고. 흥칫뿡!'
16번째 아침 밥상 : 통감자 에그 버거 (난이도 中下)
소요시간 : 30분~40분 (칼집 내는 것 잘하면 시간 확 줄어듦)
[재료]
감자 2개, 걔란 2개, 베이컨 2~3줄 (취향껏), 슬라이스 치즈(고다 또는 체다), 소금
[레시피]
감자는 잘 씻어서 껍질을 깐 뒤 세로로 2등분 하고 둥근 부분을 잘라내 패티 모양을 만든다.
감자 1개에 패티 2장 생성정도로 두께 만들면 됨 (취향껏 두께 조절. 링크 유튜브나 사진 참고)
감자에 앞 뒤로 칼집을 낸다
칼집을 낸 감자는 전자레인지에 3~4분 돌려 살짝 익힌다
살짝 익은 감자에 소금 간을 살짝 하고 올리브유를 발라 에어프라이어에 200도, 10분~15분 구워낸다
감자가 익는 동안 베이컨을 팬에 구워서 준비하고
계란은 1개씩 팬에 깨고 감자 패티 사이즈에 맞게 스크램블을 만들고 위에 구워진 베이컨을 올린다
감자가 다 구워지면 감자 패티 1개 위에 슬라이스 치즈를 올린 뒤
다시 그 위에 스크램블과 베이컨을 올리고 감자 패티를 1개를 덮는다. (소스 추가는 취향껏)
파슬리를 뿌려 마무리한다
[Tips!]
감자를 전자레인지에 먼저 1차로 익히면 에어프라이어 조리 시간이 줄어듦
스크램블은 따로 계란을 풀지 않고 팬에서 1개씩 바로 하는 것이 편리함 (감자 사이에 맞게 조절)
베이컨이 짜므로 따로 소스를 하지 않아도 무방 (스리랏차나 케첩등 소스 첨가 가능)
에어프라이어나 오븐마다 구워지는 온도와 시간이 다르니 지켜보면서 진행 필수
참고 유튜브 영상 레시피 링크
잘 익은 통감자와 베이컨의 짭짤함, 계란의 부드러움이 조화가 좋은 메뉴
끝부분 잘라낸 감자를 팬에 굽고, 치즈와 계란을 올려 마무리. 메인 요리만큼이나 맛과 비주얼이 훌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