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직 아빠의 아침 밥상 #30 (23.07.18)
휴직 D+48일
오늘의 아침 밥상 '두부조림 스테이크'
오늘은 두부를 선택했다.
매일 아침 밥상을 차리기 위해 여러 가지 식재료들을 후보에 두고 검토하는데, 딸이 잘 먹는 식재료 중 하나인 두부를 활용하면 어떨까 해서 유튜브에서 두부 관련 음식들을 검색하다가 발견한 메뉴가 '두부조림 스테이크'다. 전분을 활용해서 두부를 바삭하게 구워내고 간장 소스로 짭짤한 맛을 더하면 버섯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딸이 버섯을 가려내더라도 두부는 먹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유튜브 레시피를 보니 그렇게 어려워 보이지 않았다는 점도 곧바로 두부 스테이크에 도전한 이유 중 하나다. 그런데 역시나 쉬워 보이는 레시피에는 항상 복병이 숨어있다. 이번 레시피도 마찬가지였다.
결과적으로
1. 내가 원했던 바삭함보다 훨씬 말랑한 식감
2. 유튜브 영상과는 다른 비주얼
두 가지로 인해서 절망감에 빠진 아침이었다.
다행히 따님의 평가는 A0가 나왔다. 하지만 원하던 형태와 맛이 나오지 않으면 복기가 필요하다. 오늘은 맛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었다. 따님도 만족하시고 나도 맛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비주얼과 식감은 왜 다른 것일까? 찬찬히 생각해 본다.
내가 추리한 원인은 다음과 같다
우선 '1. 내가 원했던 바삭함 보다 훨씬 말랑한 식감'이 된 이유를 생각해 보았다
◇ 두부의 물을 더 많이 제거했어야 한다.
유튜브 동영상을 보면 전자레인지에 2분 돌려서 물을 빼고 키친타월로 물기를 제거하라고 나온다. 나는 정말 딱 거기까지 했다. 그런데 복기를 하면서 다시 보니 이런 문구가 나온다 '무거운 것으로 눌러 놓으면 물기가 더 잘 제거된다' 그렇다. 무거운 것으로 눌러서 빼야 할 만큼 두부엔 수분이 많았다.
그래서 조리를 하는 중에 전분을 뿌렸을 때 유튜브 영상과는 달리 전분이 두부 표면에서 엉겨 붙는 상태가 되었었던 것이다. 그러니 전분이 바삭한 식감을 내지 못하고 표면에서 엉기는 형태가 되어 버렸고 결과적으로 두부는 말랑한 식감을 낼 수밖에 없었다. 좀 더 자세히 레시피를 봤어야 했다.
다음 '2. 유튜브 영상과는 다른 비주얼'이 된 이유를 생각해 보았다.
◇ 간장 소스 조림을 너무 오래 진행했다.
이것은 위의 바삭한 식감과도 연관이 되는데, 두부의 물을 제거하지 않아 말한 한 것을 조림을 오래 진행하면 바삭해지지 않을까 라는 잘못된 판단으로 계속해서 조림을 진행했고 그에 따라 버섯은 물렁해지면서 색깔도 너무 진해져 버렸다. 조림은 간장이 한 번 끓어오르면 마무리했어야 했다. 레시피 영상에도 정확하게 '자글 자글 몇 번 하면 완성입니다'라고 자막이 나온다.
그렇다. 분명히 레시피에는 모든 것이 제대로 나와있는데 나는 정확하게 실행하지 않은 것이었다. 그런데 그 한 문장으로 요리 초보인 내가 어떻게 이런 상황이 연출될 것을 상상할 수 있으랴? 그저 이렇게 해보면서 체득하는 것 하닐까? 그래서 삶은 책으로 배울 수 있지만 책 만으로는 터득할 수 없는 것 아닐까 한다.
어찌 되었건, 오늘부터 짧지만 가족 여행을 떠난다.
며칠 동안 아침 밥상에서 멀어질 수 있는 시간이다. 살짝 설렌다. 이게 주부의 마음인가?
30번째 아침 밥상 '두부조림 스테이크'
소요시간 : 20분~30분
[재료]
두부 1모 (300~350g), 양송이버섯
간장소스 (간장, 굴소스, 물, 올리고당, 후추, 참기름, 청고추, 홍고추)
[레시피]
양송이버섯은 2~3개 정도 잘라서 준비한다
쪽파 또는 대파를 적당량 잘라서 준비한다
간장소스 제조 (간장 1큰술, 굴소스 1/2 큰술, 올리고당 1/2 큰술, 물 2큰술, 후추)
간장소스에 홍고추와 청고추를 잘라서 넣고 섞어서 준비한다
두부는 전자레인지에 1분~2분 돌려 물을 빼고 남은 물은 키친타월로 제거한다
※참고 레시피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