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직 아빠의 아침 밥상 #35 (23.07.27)
휴직 D+57일
오늘의 아침 밥상 '아메리칸 브렉퍼스트'
이실직고하자면, 아이디어가 없었다.
그래서 따님이 뭘 맛있게 잘 먹었었나, 맛있게 잘 먹었던 장면들을 떠올려 보니 딸이 호텔에서 조식을 먹을 때가 떠올랐다. 어렸을 때부터 뭐든 많이 먹는 편이 아니었지만, 호텔 조식을 먹을 때는 그래도 이것저것 많은 것을 먹으려고 노력(?) 하는 것을 많이 보았던 것이다.
'그래, 우리 딸이 호텔에서 베이컨과 빵, 스크램블을 함께 먹는 아메리칸 조식 스타일을 좋아하지'라는 생각이 떠올라 오늘의 메뉴로 '아메리칸 브렉퍼스트'를 선정했다. 고등학생 나이 때의 여학생이라면 호텔에서 호캉스를 즐기는 것을 대부분 좋아하지 않는가? 그러니 호텔 조식이 좋다기보다는 호텔에서 즐기는 기분을 좋아하는 거겠지만, 결국 좋은 기분과 연결된 메뉴라면 음식 역시 즐겁게 먹지 않을까 해서 오늘의 아침 밥상 메뉴로 결정했다.
오늘의 아침 밥상은 차리는 것 자체가 정말 쉽다.
하지만 대충 만들어서 밥상에 올리면 또 이만큼 썰렁하게 보일 음식들이 또 있을까 싶다. 그래서 예쁘게 만드는 것에 특별히 신경 썼다.
식빵은 테두리를 자르고 절반을 잘라서 절반은 토스터에 색깔을 내서 살짝 구워내고 절반은 고다 치즈를 얹고 토스터에 구워서 치즈가 녹아 만드는 예쁜 노란색의 색감을 더했다.
베이컨은 아메리칸 조식 스타일로 바삭하게 구워 기름기를 빼고 최대한 모양을 내서 담았다.
스크램블 역시 너무 뭉치지 않게, 또 부드럽게 80% 정도만 구워서 소복이 담고 파슬리를 뿌려 장식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딸이 그나마 먹는 채소류로 토마토와 로메인을 함께 담아 간단한 샐러를 만들었다.
예상대로 따님의 평가는 A+다.
나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완벽한 아침 밥상을 마무리하고 나니, 앗! 내가 먹을 것이 없다. 아이디어 고갈로 간단하게 만들 생각만 하다 보니 정말로 '딱 딸이 먹을 만큼만' 만들었다. 아내는 커피 한 잔 있으면 괜찮다고 하신다. 나도 휴직 전에는 출근이 일러 아침을 잘 챙겨 먹진 않았었는데, 휴직을 하고 매일 아침 밥상을 차리다 보니 사실 딸보다 내가 더 튼실히 아침을 먹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 아침을 건너뛰려니 매우 허전하다. 괜스레 냉장고를 열어보는 나에게 아내가 말한다.
"오늘 아침은 건너뛰면 되겠네~ 하루정도는 안 먹어도 돼!"
하지만 나는 그럴 생각이 없다.
딸에게 간단하게 만들어준 그대로 나에게도 금세 간단히 만들어 주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냉장고에서 계란과 베이컨, 그리고 식빵을 다시 꺼냈다.
35번째 아침 밥상 '아메리칸 브렉퍼스트' (난이도 下)
소요시간 : 15분
[재료]
식빵, 고다치즈, 베이컨, 계란, 토마토, 로메인
[레시피]
식빵은 테두리를 잘라내고 반으로 잘라 절반은 토스터에 그냥 굽고, 절반은 고다치즈를 얹어 굽는다
계란은 스크램블로 만들어 접시에 담는다
베이컨은 바삭하게 굽고 키친타월로 기름기를 빼서 접시에 담는다
토마토와 로메인을 잘라서 샐러드로 담고 드레싱을 뿌린다 (취향껏)
[Tips!]
너무 간단해서 Tip이랄 것이 없는 메뉴임. 예쁘게 담는 것이 관건!
★아침아빠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dads_breakfast_morningpa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