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직 아빠의 아침 밥상 #60 (23.08.27)
휴직 D+88일
오늘의 아침 밥상 '에그 살라미 두부버거'
도전 의지가 샘솟는 일요일 아침이다
그놈의 A+가 뭐라고! 도전을 위해 부엌으로 들어선다.
평가받는 것도 습관인가 보다. 학생부터 시작해서 직장생활까지 따라다니던 평가! 그렇게 평생 평가를 받으며 살아서 평가 좀 안 받고 살고 싶다고 했으면서도, 휴직 중인 지금 그 지긋지긋한 평가가 나를 움직이는 동인이 되는 걸 보면 말이다.
일요일은 아침 밥상을 잘 차리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차리기가 싫은 거다. 딸의 오전 외부 활동이 없는 날은 게으름을 좀 부리고 싶은 마음인 것인데, 그런 일요일 아침 일찍 부엌에서 의지를 붙태우고 있으니 헛웃음이 날 만도 하지. 누가 보면 신나서 웃는 줄 알 것 같다.
몸이 알아서 움직이는 평가지향의 행동, 나 스스로도 싫지만 그렇게 시작된 오늘 아침 밥상은 두부다. 두부와 살라미를 활용해서 두부 버거를 만들기로 했다. A+을 획득하기 위한 도전이니 뭔가 특별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엄청났다. 심사숙고해서 메뉴를 골랐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만들기는 고난도였는데, 다 만들어서 플레이팅하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은 '어라? 이거 너무 평범해 보이는데?' 라는 것이었다.
두부 물기 제거하고 으깬 뒤 계란과 채소 섞어 굽고,
그렇게 구운 계란두부 전 사이에 살라미와 치즈까지 넣어 구워 잘라냈는데
(이 단계가 그리 간단치는 않았다. 물론 내가 경험이 없어서 조리 순서가 엉망이 된 이유도 있지만)
다 만들어서 세팅하고 사진 찍고 보니 그냥 모두부 팬에 바로 구워 치즈랑 살라미 얹은 느낌이라 허무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오늘은 A+을 받아보겠다고 의욕적으로 나선 날인데, 비주얼이 썩 새롭지 않으니 자신감이 한없이 하락하는 느낌이었다.
드디어 두근두근 따님의 식사시간!
경축! 따님의 평가는 A+이다. 비주얼에서 자신감 급 하락했지만 맛에서 A+을 회복했다!
'그래 바로 이맛이지' 도전과 성취의 맛과 두부 맛을 함께 즐기며 아침식사를 마쳤다.
그런데 이렇게 A+을 받고 보니, 어제의 A0가 또다시 의아해진다.
'어제는 오늘보다 그렇게 평범한 맛이었다고? 내 입맛에는 오늘이 더 평범한데... '
생각하면 할수록 알 수 없는 따님의 평가 기준...
그래, 그래서 고객의 마음은, 소비자의 마음은, 대중의 마음은 알기 어려운 거지. 그걸 알면 다 대박 나시지!
에라 모르겠다! 아무튼 오늘은 A+이다.
60번째 아침 밥상 : 에그 살라미 두부 버거 (난이도 중)
소요시간 : 20~30분
[재료]
두부 1모, 계란 3개, 소금 1/3큰술, 후추, 대파, 양파와 당근 (취향껏 추가, 따님이 싫어해서 빼고 만듦)
살라미 (슬라이스 햄 대체 가능), 고다치즈 (체다치즈나 모짜렐라 치즈 대체 가능)
[레시피]
두부는 면포에 싸서 물기를 제거해준다.
물기를 제거한 두부에 계란, 대파등 채소, 소금, 후추를 넣고 섞는다
섞어진 반죽을 절반을 앞뒤로 구워 준비한다.
나머지 절반의 반죽도 앞뒤로 구워 주고 그 위에 치즈와 살라미를 얹은 뒤 구워 놓은 계란두부 전을 덮는다
칼로 잘라 접시에 담아 완성
[Tips!]
사이즈가 큰 사각팬이 있으면 팬에 절반씩 구운 뒤 반쪽에만 살라미와 치즈 얹어 바로 덮으면 더 간단함
두부의 물기를 최대한 완벽하게 제거해야 구웠을 때 맛이 좋음
★아침아빠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dads_breakfast_morningpa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