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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너빈 Feb 12. 2024

40대, 퇴사 후 제일 먼저 하지 않게 된 그것.

세상 귀찮았던 바로 이 것.

봄, 초겨울, 늦겨울. 출근길 아이템 장착을 실수하면 대중교통 안에서 그야말로 지옥을 맛보게 됩니다. 출, 퇴근을 반복하는 우리네 직장인들은 버스, 지하철은 그야말로 '자차' 그 이상이죠.


물론 자차로 출, 퇴근을 하시는 분들도 더러 있겠지만, 대중교통 이용하시는 분들이 압도적으로 많을 겁니다. 저는 서울시내에는 절대 자차를 타고 가지 않습니다. 지하철로 20분 거리가 특정시간이 되면 1시간으로 늘어나는 마법이 펼쳐지거든요. 그리고 서울시내는 대부분의 시간이 차가 막힙니다.


그러한 이유로,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시는데, 이게 아이템 실수를 하게 되면 안 그래도 힘든 출, 퇴근길이 두 배, 세 배로 힘들어집니다. 늦겨울 과 초봄 등, 쌀쌀하다가도 어느 날은 포근하기도 하고. 또 어느 날은 낮이면 좀 덥다 싶은 날도 있습니다.


분명 어제는 추웠는데, 오늘은 따듯한 날씨. 그러다 보니 안 그래도 콩나무 시루마냥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는 그 지하철, 버스 안에서 수십 명의 체온과 내뿜는 입김등으로 인해 실내온도가 점점 올라가죠. 습관처럼 패딩을 입고 나왔는데 어느 순간부터 얼굴로 열이 올라옵니다. 여기는 마치 건식 사우나 인가 따위의 자조 섞인 불평, 불만을 하기도 합니다.


패딩을 벗고는 싶은데, 팔 조차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공간이 없을 때. 관자놀이로 흘러내리는 땀 한 방울. 바로 그때.

그때를 기점으로 얼굴 위로 멈추지 않고 땀이 흘러내리기 시작하죠. 빵빵한 패딩, 안에 입은 긴팔 스웨터 내지는 히트텍. 점점 온몸은 후끈후끈해집니다.


저도 그런 경험이 많습니다. 저는 지각을 감수하고 그냥 내렸어요. 땀이 흐르기 시작하면 이후부터는 고삐 풀린 망아지마냥 연이어 달려 나오는 녀석들로 인해 머리는 엉망이 되고요. 어떤 때는 턱 밑으로 한 방울씩 떨어질 때도 있고요. 주변사람에게 민폐인가 싶기도 해서, 미련 없이 내렸습니다.


이러기에 출근 전 장착 아이템 선정은 매우, 너무나 중요했어요. 최소한 저에게는.


오늘 비가 오나?

오늘 눈이 오나?

오늘 날이 흐린가?

오늘 날이 맑은가?

오늘 아침 온도는?

오늘 저녁 온도는?


전 날 저녁이면, 날씨를 보며 내일 입을 옷을 선정해 놓습니다. 옷이 여러 벌이라 고르는 것이 아닌,


조금은 얇게 입을 것인가?

적당히 입을 것인가?

빵빵하니 따듯하게 입을 것인가?


이 세 가지를 내일 날씨를 보며 고민했었죠.

네 바로 그렇습니다. 퇴사하고 나니 더 이상 하지 않는 바로 그것.


(오늘 또는 내일) 날씨와 온도 체크하기.


한 여름은 차라리 낫습니다. 그저 시원하게 입으면 되거든요. 한 가을도 그런대로 괜찮아요.

문제는 애매한 간절기 시즌. 바쁜 아침시간, 대충이지만 그래도 머리를 만지고 깔끔하게 나왔는데, 아이템 선정을 잘못해서 땀에 젖은 머리와, 내의 등으로 찝찝하게 사무실에 도착하게 되더라고요.


한겨울에도 그럴 때가 있긴 합니다. 예전이긴 하지만 한 겨울이면 히터를 그야말로 빵빵하게 틀었기 때문인데요. 요즘은 민원이 많이 들어와서 그런가 예전처럼 사우나다 싶을 정도로 틀지는 않더군요.


더 이상은 날씨 체크를 하지 않습니다. 하더라도 그저 비가 오는지, 눈이 오는지 그 장도만 확인해요. 예전처럼, 이거 입으면 내일 덥겠지? 이렇게 입고 가면 내일 춥겠지? 따위의 고민을 하지 않습니다.


이거 은근히 스트레스고 귀찮습니다. 특히나 저처럼 출, 퇴근시간이 길다면 더욱 고민하게 되고요. 뽀송뽀송하게 사무실에 가고 싶은데, 한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아침부터 찝찝하게 일과를 시작하게 되거든요.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흐르는 땀은 만원 지하철 안에서 옆 사람의 상쾌한 기분을 날려버릴 수도 있어요. 내가 잘못한 건 없지만, 서로서로 끼여있는데 나와 붙어있는 사람이 땀을 흘린다? 사람이라면 당연히 기분이 썩 상쾌하지는 않을 거거든요.


차라리 조금 추운 게 낫습니다. 날씨에 비해 조금 가볍다 싶게 입는 게 차라리 나을 수도 있어요. 그저 저만의 경험담이고, 난 원래 추위를 많이 타!라는 분들은 언제나 따듯하게 입으면 되겠죠 :)


장착 아이템 선정을 잘못했다? 탑승하기 전, 윗 옷을 벗고 들고 타는 게 좋습니다.

실수로 옷을 못 벗었다 싶으면, 문자로 지하철 측에 너무 덥다고 보내면 민원이 접수되었다며 히터를 끄고 환풍기를 틀어주기도 합니다.


물론, 추위를 타시는 다른 분이 춥다고 다시 문자 보내면 몇 분간 살만하다가 다시 지옥이 시작되기도 합니다. 그래도 예전 힘들었던 그 출, 퇴근길이.


전혀 1도 그립지 않습니다.

(월급의 일부와 맞바꾼 나의 하루 왕복 4시간 10분이여.. 일주일 출, 퇴근시간만 20시간 이상을 지하철, 버스에서 보낸 거네요.)


내일이면 구정연휴가 끝나고 첫 출근날입니다. 긴 연휴 후, 출근 전날이 제일 괴롭지요. 그래도 우리네 직장인들 모두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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