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무게가 더 늘지 않길 바라며 하루하루 긴장하며 체중계에 오르는 요즘.(100킬로까지 나간 적이 있었기에 조심스럽습니다.)
재작년인 거 같아요.
저는 웨이트트레이닝을무척이나 좋아합니다.
(유튜브나 인스타에 나오는 그런 보디빌더에는 한참 못 미칩니다.)
중학생 때부터 운동을 해왔어요. 물론 당시에는 푸시업이나 턱걸이 같은 맨몸운동만 했습니다. 헬스장 다닐 돈이 없었으니 선택의 여지가 없었죠.
'헬창'이라고 들어보셨죠? 운동하지 않으시는 분들이라도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거 같네요. 지금은 아니지만, 저도 불과 작년 가을까지 헬창이었습니다. 퇴사 즈음이 되어선 주에 6회를 운동했습니다. 아무리 못해도 주에 4회 이상은 나름 고강도로 진행했습니다.
3분할. 4분할. 5분할.푸시-풀-레그. 등등. 안 해본 분할법이 거의 없습니다.
직장생활당시엔 야근이 너무 잦아서 특단의 조치를 내리기까지 했었습니다. 집에 도착한 시간이 저녁 11시 전이라면 무조건 1시간 운동. 10분 만에 씻고 12시 30분에 밥을 먹고 1시에 잠자리에 들었죠.
데드리프트 하다가 119에 실려도 가보고, 양쪽 팔꿈치 인대가 전부 찢어졌던 적도 있고. 스쿼트 하다가 무릎에 물이 찼던 경험만 3번. 주사기로 무릎에서 물을 빼는 게 많이 고통스러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장경인대염에 걸리고, 무리하게 운동하다 목디스크 증상에 시달리기도 했고. 테니스엘보, 골프엘보는 기본.
한 끼 식사에 계란 5개를 스크램블 해서 먹었습니다. 계란 한 판이 일주일도 못 갔어요. 닭가슴살에, 갖은 육류와 10종이 넘는 영양제. 단백질보충제까지.(아이러니하지만 건강염려증이 있는터라 다행히 스테로이드까지 손대진 않았습니다.)
쓰고 보니 살짝 미친놈 같군요. 이상하게 집착했어요.
왜 그랬을까.?
지금은 저 당시보다 많이 내려놓았습니다. 주 3회 정도로 운동일을 줄였고요. 예전처럼 강박에 사로잡혀 단백질에 집착하지 않습니다. 대체 난 왜 저렇게 몸 키우는데 집착을 했을까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당시엔 회사에서 저의 운동집착은 유명했었고, 전 내 만족감 때문에 이런다라고 열변을 토하고 다녔죠.
근데요. 지금 생각해 보니 그게 아닙니다? 자기 만족감도 분명 있었죠.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극히 일부분이더군요.
열등감과 자격지심에서 비롯된 거였습니다. 아까 어느 작가분이 열등감이란 단어를 사용해 주셔서 다시금 생각해 보니 분명 열등감에서 시작된 거였습니다.
중학교 시절, 금수저 자식이었던 친구는 당시 유행하던 옷들을 사서 입고 다녔습니다. 제 또래분들은 아실 겁니다. 닉스, 겟유즈드, 미치코런던, 저버, 스톰, 보브 등등. 기억나시죠? 후후.
그 녀석이 멋진 브랜드 옷을 샀다며 자랑할 때면 열등감에 쩔었던 저는, 그날 운동을 미친 듯이 했습니다. 옷보다는 옷걸이가 중요해. 난 운동해서 몸매를 만들어서 싼 옷을 입어도 비싸 보이게 만들 거야라는 생각에서 시작했었습니다. 그게 나이 마흔 살까지 이어져 온 거더군요.
남들의 시선을 신경 쓰고, 나를 이렇게 봐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좋은 차를 타고 다니던 친구 녀석에게 몸이 그게 뭐냐며 핀잔을 줬습니다. 운동 좀 하라면서 말이죠. 별 신경 쓰지 않고 허허 웃던 그 녀석.
당시엔 이겼다는 생각을 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저의 완패네요. 그 녀석은 제 말에 신경도 쓰지 않았던 게 확실하니까요.
저 혼자만의 쉐도우 복싱을 피터져라 했던 것이죠. 몸을 상해가면서 까지 했던 운동이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저거라도 없었다면 멘탈이 많이 흔들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이제는 외면의 근육도 근육이지만 내면의 근육도 잘 쌓아서, 언제나 어느 상황에서나 평온한 마음을 잃지 않는 그런 사람이 되는 목표가 생겼습니다.
글이란 게 쓰다 보면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요즘은 운동보다는 이렇게 글을 쓰는 게 재미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