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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대학 코이카 사업의 진실

by 버팀목

외국의 정부에서 한국의 코이카에 연수신청을 하면 코이카는 연수를 수행할 기관을 선정하여 연수를 맡깁니다. 그런데 이 연수라는 것이 정기적으로 있는 것이 아니거든요. 그리고 연수를 수행하는 기관이 2주에 8,000만 원에서 1억 원 정도의 예산이 내려가기 때문에 보통 입찰을 해서 선정하겠지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경찰대학에는 경찰 관련 연수를 전담하는 공무원 조직이 있습니다.


경찰관은 통상 범죄를 예방하거나 범죄를 진압하거나 또는 이를 행정적으로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겠지요.


그리고 그 행정적 지원에는 범죄를 예방하고 진압하는 사람에 대한 교육도 포함됩니다.


외국 경찰관들에 대한 교육은 경찰의 임무가 아니에요. 경찰공무원법에는 국제협력이라는 임무를 욱여넣었기는 하지만 외국 경찰에 대한 교육이 한국 경찰의 상시적인 임무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경찰대학 출신의 똘똘한 친구가 경찰청 외사국에 있으면서 전담 조직을 만들었습니다.


사실, 외교부에서 ODA 예산 중 가장 줄이고 싶어 하는 부분이 연수과정이거든요. 대부분의 개도국에서는 해외여행 비슷하게 연수과정을 악용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가끔 뉴스에 보면 국회의원이나 구의원이 세금으로 국외 여행을 다녀왔다거나 경찰대학에서 고위정책과정에서 총경들이 해외연수를 가는 것들이 대부분 이러한 유형이에요)


문제는 2주 과정에 소요되는 예산 8,000만 원에서 1억 원까지를 경장이나 경사 한 명이 집행을 하는데 그 소요과정에 대해 소속 상급자의 결재과정은 없다는 것입니다. 결국 코이카 연수사업에서 관리자는 입교식, 수료식에 참석하는 학장 행사에서 사회만 보면 되는 거예요. 그 또한 경찰대학생이 관리자였고 제대로 된 관리를 하지 않아 소소하게 횡령이 발생하였습니다. 할 일이 없던 관리자는 시험공부를 해서 경정이 되었고 남는 자리에 역시 자기 사람을 꽂아 두고 떠났습니다.


제가 경찰대학으로 가면서 코이카 연수사업팀이 저희 팀과 병합되었고 그들의 횡령행위를 뻔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기 위해 참 많은 애를 썼는데 대단하더라고요. 그 카르텔은 정말 무서웠습니다.


이들을 보호해 주는 세력이 너무 많습니다.


그들의 관리자였던 경찰대학 출신의 여경이 자신의 사람들을 채워 두었고 그들은 그 업무가 너무나도 쉽지만 꽤 짭짤하다는 것까지 알고 있었고 매번 같은 식당, 같은 버스와 같은 행사 장소를 사용했기 때문에 그 업주들과의 카르텔도 꽤나 두터웠고 그 과정을 통해서 가장 큰 이익을 보았던 자는 제 동기였던 김기범과 후배였던 김지온이다 보니 이들은 제 말을 전혀 귀담아듣지 않았습니다.




유시민 작가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명석하지 않으면 영혼이 맑기가 어렵지만 명석하다고 하여 영혼이 반드시 맑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명석한 사람이 영혼이 맑지 않으면 많은 사람에게 해악을 끼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들은 정말 법의 테두리 안에서 실질적인 부패를 저지르는 법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싸운다고 될 일이 아닙니다. 제가 아무리 발버둥을 치면 뭐 합니까. 명석한 친구들은 이기적 유전자를 물려받아서 자기 일이 아니면 절대 나서지 않거든요.


경찰대학생들은 참 명석합니다. 거기에 이기적 유전자까지 물려 받았어요. 그런데 제대로 교육받지 못했기 때문에 인간의 존엄성과 국가의 존립 이유와 국민의 권리에 대해 이해하지 못합니다. 게다가 훨씬 대우를 받아야 할 자신의 존엄성이 너무 크지만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이 발전하기 보다는 자신의 권한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자족합니다.


대한민국의 공식적 조직 중에 이러한 괴물들이 가장 밀도 있게 모여 있는 곳은 경찰대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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