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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버팀목 Jun 07. 2023

검찰과 경찰의 나라

얼마 전 한겨레 21 주간지 인터뷰에 응한 적이 있는데 지난주에 발간이 되었네요.


법무부장관과 대통령이 나서서 마약과의 전쟁을 한다고 해서 좀 유치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많은 사람들이 이에 공감하는 것 같아요.


“무리해서라도 무조건 (마약범죄를) 막아야 한다. 이 타이밍을 놓쳐서는 안 된다.”(2022년 10월 6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


“마약과의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해 달라.”(2022년 10월 21일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윤석열 대통령)


“마약 유통, 제조, 밀수, 상습적 흡입에 대해 놀랄 만큼 강력 처벌하고 많이 잡아내겠다. ‘악’ 소리 나게 강하게 처벌하겠다.”(2023년 4월 21일 국회 당정협의회에서 한동훈 장관)


어떠세요?


전 참 어려 보이는 멘트라는 생각이 듭니다.


법무부가 사람을 잡아들이는 부처인가요?


이들이 대체 정부의 역할이 뭔지, 검찰의 역할이 뭔지 알고 일을 하나 싶어요.


법무부의 업무는 검찰, 교정, 보호관찰, 소년보호, 인권보호 등으로 나뉩니다.


권력은 권력으로써 감시해야 하기 때문에 통상 한 개 부처에서 상반된 업무를 하지는 않아요.


실컷 잡아들이고 나서 교정을 하고 인권을 보호한다고요? 참 미친놈 같은 발상입니다.


검찰 역시 직접 수사를 할 것이 아니라 경찰이나 다른 특별사법경찰의 수사를 감독해야 합니다. 이 감독 대단히 중요합니다. 경찰 수사를 누가 믿겠습니까? 그리고 검찰 수사는 누가 믿겠습니까? 한쪽은 수사를 하되 다른 한쪽은 잘하고 있는지 감시해야 합니다. 대한민국 검찰의 문제는 경찰을 제대로 감독하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 부분은 대부분의 경찰관들이 잘 못 알고 있는 부분입니다. 솔직히 검사나 경찰이나 그리 인권친화적이지 않아요. 개찐도찐이죠.


법의 정신에서 몽테스키외가 대통령이 입법도 하고 사법도 하게 되면 그 사회에 인권은 없다고 했죠. 권력이 항상 부패하기 때문에 견제하라는 이야기고 전 세계가 이 정신을 통해 국가를 운영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수사를 하는 사람이 기소를 하고 교정을 하고 인권을 보호한다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보기 어려운 현상입니다.


경찰 또한 마찬가지예요. 수사를 독립적으로 하겠답니다. 정치적으로도 중립 되어 있지 않은 조직이 무슨 수사를 독자적으로 하겠습니까? 그리고 수사는 대단히 무서운 권력이기 때문에 당연히 검사의 통제를 받아야 하는데 싫다네요.


경찰이나 검찰은 전 세계 역사에서 늘 폭정의 수단이었잖아요. 그런데 폭정의 쌍두마차가 대놓고 폭주를 하겠다고 선언하는 꼴입니다.


전 대한민국의 검사들과 경찰관들 부디 선량해지면 좋겠습니다. 정의로운 검사나 경찰은 늘 좌천되고 무식하고 충성스러운 검사들과 경찰들만 득세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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