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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버팀목 Jun 08. 2023

40억 년의 과거사와 80년의 체험사

2023년 오늘을 기준으로 내가 자치하는 공간은 어느 정도일까요?


전 세계, 태양계, 안드로메다 어쩌고 저쩌고 그리고 나머지 우주(끝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지만)를 기준으로 보면 아주 아주 작다는 상상은 가능합니다. 


시간적으로 볼까요? 생명이 탄생한 지 40억 년이라고 하니 2023년 오늘의 우리 그리고 우리가 살아갈 날들을 다 합쳐도 참 짧은 삶을 산다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시간과 공간을 동시에 고려하면 우리가 살고 있는 삶과 우리가 살면서 마주하는 공간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하는 편이 낫습니다. 


제로에 가까운 존재라는 것을 이야기한 것은 우리가 미미하다는 것일 말하고자 함이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로 제로에 가까운 존재가 모든 오감을 동원해서 그 나머지 세상을 볼 수 있는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존재이니, 우리 몸의 세포가 바라보는 입장에서는 우리 몸 자체가 또 다른 우주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큰 존재라는 점을 말하고 싶습니다.


아시다시피 생명은 자기 진화를 거듭합니다. 우리가 털북숭이가 아니고 네 발로 기어 다니지 않는 것은 이 시대에 태어났기 때문이에요. 


이 말은 우리가 태어나는 순간 이미 40억 년의 과거사를 몸속에 간직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이에 더해 80년 가량(우리나라의 경우를 말해요. 평균 수명이 더 낮은 나라에 사는 사람들은 체험사도 짧을 거에요)의 개인의 체험사를 쌓고 죽게 됩니다. 


우주라는 공간과 우주가 만들어진 시간을 합하면 0에 가까운 삶이지만 그 삶이 너무 짧기 때문에 더욱더 그 살아 있는 시간을 소중히 생각해야 할 수도 있겠죠. 그리고 우리의 체험사는 또 다른 진화를 위한 과거사가 될 것입니다. 


이런 진부한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뭘까요?


혹시 우리 개개인이 모든 시간과 공간에서 작은 존재라는 이유로 무시당하고 있지는 않은가, 정해져 있는 짧을 삶을 살아가면서 행복을 느끼기보다는 암덩어리처럼 자기 배를 채우고 생명을 파괴(생명이 파괴되면 같이 공멸한다는 것도 모른 채)하기 위해 힘겹게 싸워가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를 생각해 보자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태어날 때 어떠한 욕구를 가지고 태어나셨나요?


여러분은 죽기 직전 어떠한 욕구를 가질 예정인가요?


태어난 순간과 죽는 순간까지의 다양한 욕구를 더하고 빼고 나누고 곱한 들 우주의 시간과 우주의 공간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스스로 하루하루 버티고 견뎌내기를 바라기 때문에 매일 열심히 살고 있는 것인지, 


가정과 국가와 사회가 나로 하여금 매일매일 열심히 살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상태를 만들었기 때문에 타의에 의해 미친 듯이 열심히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 보아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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