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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버팀목 Aug 05. 2023

피라미드와 역삼각형

계급구조는 피라미드이나 그 계급의. 무게는 역삼각형이 되어야 한다.

아주 오래된 예전의 법전으로 함무라비 법전이 있었어요. 그 법전이 아주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는데 의미를 가지지만 가장 큰 의미는 그 법을 만든 왕조차 자신이 그 법을 고치지 못하게 선언했다는 점이에요.


아주 오래 전의 왕들은 늘 왕관의 무게를 견뎌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세상이 발전하면서 사람은 오히려 퇴보한다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어요.


왜 요즘의 사람들은 나이가 들거나 계급이 올라가거나 권력을 잡으면 그 무게를 견디려 하지 않고 오히려 안락함을 추구하려고만 할까요? 개인적으로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사람은 점차 멍청해지고 게을러진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계급구조는 늘 피라미드 구조를 가져요. 이는 그저 당연한 것이 아니라 모든 구성원이 그렇게 하자고 동의했기 때문이에요. 그 동의의 전제에는 높이 있는 사람이 군림해도 된다는 것이 아니라 그 무게는 늘 역삼각형의 모습을 하기를 바랐기 때문이에요. 계급이 올라갈수록 당연히 더 많이 고민하고 더 너그러우며 더 비난을 받고 더 사람들을 위해야 하고 더 바쁘고 더 힘들어지는 게 당연합니다.


그런데 요즘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온갖 힘든 일은 아랫사람이 짊어지고 높이 올라갈수록 공부도 안 하고 책도 안 보고 사람들을 보살피지도 않고 오로지 자신의 영달만을 위해 달려가는 것 같아요.


이러다가 세상은 무너집니다. 원래 우리가 한 약속이 깨지기 시작하니까요.


부분을 보는 이유는 전체를 알기 위함입니다. 요즘 친구들을 만나 조직이 돌아가는 이야기를 들으면 우리 사회 전체가 그러할 것이라는 추정을 하게 되어요. 수하물을 검사할 때 샘플링을 하는 것처럼 한 두 사람의 경험을 들어도 전체를 상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늘 그러한 한두 사람의 이야기가 매우 예외적인 것이라고 치부해 버리고 전체의 현상에 대해 무관심해집니다.


나이가 들고 돈을 벌고 승진을 할수록 더욱 담대해지고 용감해지고 그 무게를 짊어져서 투쟁하는 당당함을 가지기를 바라는데 내 또래의 중년들은 왜 그렇게 비굴해져만 가는지 통탄할 노릇입니다.


어린 학생이었던 유관순, 22세의 전태일, 고등학생이었던 김주열이 바보였을까요? 그들에게는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이 없었을까요? 그들은 안락함이 무엇인지 몰랐을까요? 다 알면서도 감내했을 겁니다. 고작 청춘의 나이예요. 전 그들을 보면 현대사회 구성원들의 비겁함에 대해 늘 생각하게 됩니다.


윤석열과 그 개를 경호하는 공무원들, 고속도로 노선을 갑자기 변경한 공무원들, 쓰지도 않을 대통령 관저를 수리하는 공무원들, 159명이 죽어갈 때 용산을 지키고 있던 공무원들, 명품 쇼핑을 할 때 수발을 들던 공무원들 그들은 그 자녀들이 어떤 사람이 되기를 원할까요?  일부 권력자를 비난할 생각이 없습니다. 그럴 가치가 없으니까요. 그들은 그저 미친 한 두 사람에 불과하고 언젠가는 다시 물러날 사람들이니까요. 문제는 그들의 수족입니다. 그 수족들은 60세 정년을 채울 때까지 그 자리에 있게 되겠죠. 전 그들이 가장 무섭습니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노예들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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