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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버팀목 Aug 05. 2023

대한민국이 망하는 이유

사소한 상사의 권한을 두려워하고 국민의 목소리는 귀찮아하다

찰공무원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게 뭘까요?


아주 단순합니다. 인사고과, 쥐꼬리만한 성과급, 의도치 않은 전출, 승진에서의 탈락, 상사의 갑질, 그로 인한 귀찮음 뭐 다 이 따위 것들이에요.


세상에는 영화에서 나오는 마동석 같이 피해자 한 사람을 위해 목숨을 거는 경찰은 없어요. 있다면 현장에 있는 실무자 몇몇에 불과합니다.


우리가 바라는 경찰공무원은 언제나 당당하고 범죄나 부당함을 보면 이에 용감하게 맞서는 것일 테지요.


그런데 제 미천한 24년의 근무경험에 비추어 보면 그런 경찰관은 아주 아주 아주 아주 일부였어요. 대부분 윗사람 말에 벌벌 떱니다. 그리고 자기보다 뭔가 약한 사람에게만 큰 소리를 칩니다. 이는 민원인도 마찬가지예요. 평범하고 착한 민원인의 사건은 그저 귀찮은 일거리예요. 목소리를 내고 지랄을 해야만 더 귀찮아지기 싫어서 움직이는 척을 할 뿐입니다.


전 앞뒤가 다른 경찰은 경찰의 자격이 없다고 생각해요. 차라리 이근안처럼 자신이 하는 짓이 뭔지 모르고 하는 놈이 나아요. 가장 위험한 놈은 알면서 안 하는 놈입니다. 그런 놈들은 절대 바뀌지 않거든요. 이미 알고 있는데도 행동하지 않는 놈이 뭔가 안다고 바뀔까요?


"나도 상사가 지시한 게 부당한 걸 알아 하지만 어쩌겠어 인사권자인데" 저는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가장 비겁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부당한 지시라도 따르겠다는 다짐을 이야기하는 것이며 이러한 다짐들이 모여 독재자가 전 국가를 독재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듭니다.


아우슈비츠 생존자로 《이것이 인간인가(Si c’est un homme)》 등 많은 작품을 남겼으나 평생 아우슈비츠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끝내 자살로 생을 마감한 프리모 레비(Primo Levi, 1919~1987)의 말처럼 “괴물들은 존재하지만, 그들의 숫자는 너무 적어서 큰 위협이 되지 못하며, 정말로 위험한 존재는 아무런 의문도 제기하지 않은 채 정부의 말을 그대로 믿고 행동하는 관료들”입니다. - <헌법의 풍경 - 잃어버린 헌법을 위한 변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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