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버팀목 Sep 13. 2023

뉴스가 상처를 입혀요

저는 원래 뉴스를 안 봅니다.


좋은 이야기가 없어요. 나쁜 뉴스는 온 국민을 스트레스 받게 합니다.


사실 나쁜 뉴스 때문에 온 국민이 입은 정신적 스트레스를 생각하면 아마 상해죄쯤은 될 거예요. ㅋㅋ


특히 요즘에는 각자 선호하는 정당의 입장에 따라 팩트를 이용해서 감정을 싣는 것 같아 더 싫어요.


뉴스를 끊었는데도 유튜브나 틱톡을 보다 보면 뉴스들이 스쳐 지나가요. 그것만 봐도 짜증이 사실 올라옵니다.


온 세상의 이야기가 딱 두 편으로 갈라져 있는 것 같아요. 야당과 여당... ㅋㅋㅋ 웃기죠. 세상에 윤석열과 문재인만 있나요?


윤석열의 잘못을 이야기한다고 치면 오로지 그의 잘못을 이야기하는 것인데 갑자기 문재인은 뭐 잘했냐는 질문으로 돌아오더군요. 참 유치 찬란한 세상입니다.


이 사회에 국민은 없는 것 같아요. 말이 스펀지에 스며들듯 다 빨려 들어가요.


에드워드 카가 쓴 역사란 무엇인가를 보면 첫 부분에 로빈슨 이야기가 나옵니다.


어느 날 로빈슨이 담배를 사러 나가요. 그러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합니다.


운전자는 음주를 한 상태였고 그 차는 카센터에서 수리를 받았는데 고장이 나 있었고 그 사고 장소는 가로등이 고장 나서 어두웠어요.


사람들은 로빈슨의 사망에 대해 고민했어요. 어떤 이는 운전자가 술을 먹어서 이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어떤 이는 차가 고장 나서 그런 거니 카센터에도 잘못이 있다. 어떤 이는 시청에서 가로등 점검을 하지 않은 것도 문제다라고 이야기를 했어요. 다들 문제의 원인을 찾기 위해 종합적인 고민을 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동네의 유명인사 두 명이 들어오더니 이들을 꾸짖으며 "그게 문제가 아니라 문제는 로빈슨 씨에게 있어. 로빈슨이 몸에도 안 좋은 담배를 태우지 않았으면 담배를 사러 나갈 일이 없잖아 결국 담배를 하는 로빈슨 자신의 잘못이야"


이 이야기는 참 유명한 이야기예요.

사안의 본질을 파악하지 않고 그 말의 내용을 보지 않고 누가 그 말을 했느냐에 관심을 가지는 것, 제대로 된 문제를 파악하지 않고 문제를 덥기 위해 결국은 피해자에게 그 잘못을 돌리고 묻어 두는 것.. 이런 문제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합니다.


이태원에서 159명이 억울하게 죽었는데 어떤 이는 이렇게 이야기를 해요. "아니 왜 사람도 많은데 그런데 놀러 가서 처 죽냐 그건 그 놈들 탓이야"


강간을 당한 여성에게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그리 밤 중에 돌아다니고 짧은 치마를 입으니 당하는 거지"


전 이 사회가 진정한 토론문화를 잃었다고 생각해요. 많은 사람들이 로빈슨 토의를 하는데 들어온 유명인사 두 명의 이야기에만 현혹되어 사는 것 같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사과 10개를 나누어 갖는 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