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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버팀목 Dec 29. 2023

경찰이라는 개념과 경찰조직은 다르다.

경찰조직이 더 이상 사람을 죽이지 않기를 바라며

아리스토텔레스는 법은 이성이고 인간은 감성이라고 이야기하면서 인간의 지배가 아니라 법의 지배가 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참으로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아리스토텔레스의 명언은 이루어지기가 불가능합니다.


법도 인간이 만들며 인간이 법을 집행하기 때문에 결국 이 세상은 인간에 의해, 감정에 의해 지배를 받습니다.


그 법을 만드는 인간이 국민을 대표하지 못하거나 그 법을 집행하는 인간이 국민을 위하지 않으면 모든 법은 감정의 지배를 받게 됩니다.


법의 지배가 되기 위해서는 언제나 법을 만드는 이와 법을 집행하는 이는 국민의 통제와 심판을 받아야 하지만 우리의 법은 참으로 일부 전문가들의 장난감으로 전락되어 감히 일반 국민이 범접할 수 없는 영역이 되어 버렸고 법을 다루는 이를 통제하는 장치가 거의 없거나 있어도 유명무실합니다.


그나마 나아지기를 바란다면 우리는 언제나 법이 무엇인지, 법이 왜 필요한지, 법이 법률가의 장난감이 아닌지, 법이 평등하고 올바르게 적용되는지 늘 고민해 보아야 합니다.



저는 ‘경찰’이라는 개념을 매우 사랑합니다.


본디 국가행정 전반을 의미하는 단어로 시작되었으나 이제는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의미로 정착되었고 그 한자어 자체는 경계하고 살핀다는 뜻이기 때문에 참 좋은 의미입니다.


국민의 생존환경을 지키기 위해 경계하고 살피는 일은 국가의 가장 본질적인 탄생배경이기 때문에 경찰이라는 단어는 곧 국가의 의미와도 상통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과연 현재의 정부가 ‘경찰’이라는 본연의 기능을 잘하고 있는 것일까요? 만약 그렇지 않다면 왜 그런 것일까요?


이 또한 결국 인간의 문제로 귀결됩니다. 경찰이라는 개념을 모르는 인간, 경찰이라는 조직을 구성하는 인간, 그 인간들의 교육 수준과 철학, 그 인간들의 욕심, 경찰의 기능을 수행하는 자들과 정치 및 언론과의 유착 등으로 인해 경찰이라는 개념이 손상됩니다.


경찰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법을 집행하여야 하므로 아리스토텔레스가 언급한 법의 지배가 그대로 적용되어야 하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인간이 문제라면 법의 지배는 불가능합니다.



우리는 비록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이 숭고란 경찰이라는 일을 하나의 거대조직인 경찰청에 그대로 맡겨도 좋은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그 거대조직은 상명하복 관계에 놓여 있어 정치적인 청장 하나가 병신 같은 짓을 하면 조직 전체가 병신 같은 짓을 할 우려가 매우 놓습니다. 이러한 조직 구조에서는 건전한 인간의 목소리는 울려 퍼지기가 어렵습니다.


경찰이라는 개념을 제대로 모르는 경찰조직에 의해 국민의 안전을 맡기기보다는 경찰이라는 개념을 제대로 알고 해당 분야에 전문성이 있는 다양한 행정조직에 경찰의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고 필요한 권한을 구체적으로 분산해 주어야 합니다.


범죄인을 주로 다루는 경찰조직이 학교에 들어가고,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성착취 피해자도 경찰조직이 개입하고, 집회시위의 자유를 보장할 영역에도 경찰조직이 개입하고, 특허와 산업기술을 이해해야 하는 산업기술유출수사에도 경찰조직이 개입하고, 식품안전에도 경찰조직이 개입하고, 대규모 산업안정에도 경찰조직이 개입하고, 수사권이 통하지 않는 해외에서의 재외국민보호에도 경찰조직이 개입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비전문영역에 대한 경찰조직의 개입은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한정된 경찰인력에게 극도의 피곤함을 안겨주며 그 이외의 본래 경찰업무에 대한 소외를 조성함에도 경찰청장은 모든 문제에 대한 해결사를 자청하면서 개입하고 이를 통해 대통령에 대한 충성을 표시해 왔습니다.



부디 국민의 안전을 저해하는 전문화된 영역은 전문행정기관이 경찰의 기능을 수행하도록 하고 경찰조직은 오로지 고전적인 범죄에 대한 예방과 대응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오직 정치적인 인사가 전체 경찰공무원을 함부로 이용하지 못하도록 제대로 된 지방자치경찰을 운영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민이 직접 경찰조직을 운영하는 체제를 갖추지 못할 경우 경찰조직의 미래는 어두우며 그 경찰조직이 그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국민이 바라는 본래 의미의 ‘경찰’ 개념은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다시는 경찰조직이 정치적으로 이용되어 159명의 청년을 죽이고 이선균 배우를 죽이는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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