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꼬리가 개를 흔드는 수사'를 읽을 때

by 버팀목

브런치에서 Wag the dog(꼬리가 개를 흔드는 현상)에 대해 이야기를 할 예정이다. 나는 왝더독 현상을 수사에 적용해 보고자 한다. 대한민국의 수사가 인민을 보호하는 위한 것이 아니라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도구로 쓰일 때가 있다는(많은가?) 것, 수사라는 것을 인민에 대한 서비스가 아니라 오로지 국가에게 주어진 공권이라고 착각하는 수사관들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꼬리가 개를 흔들 듯 주객이 전도된 현상, 또는 그렇게 된 이유, 그리고 비로소 개가 꼬리를 흔들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차근차근 이야기할 생각이다.


그런데 공무원들 특히 수사관, 내부감사인, 행정조사인이 내 글을 읽을 때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수사관, 내부감사인은 자신을 수사관이나 내부감사인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인민 또는 구성원이라고 생각하고 읽기를 바란다. 물론 팩트에 근거하겠지만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경찰조직, 정부나 기업을 비난하는 장면에서는 불편한 표현이나 너무 직설적인 표현이 묻어날 때가 있을 것이다. 이러한 종류의 글을 읽을 때 짜증이 난다면 이는 인민의 시각으로 읽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정부나 기업의 입장에서 읽고 있는 것이니 잠시 쉬었다가 다시 인민의 입장이 되어 읽어 주기를 바란다.



가끔 수사관이나 내부감사인들이 사용하는 저울을 보면 그 대상마다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미국의 남성 판사들은 호감이 가는 여성 피고인에 대해서는 가벼운 판결을 선고한다는 연구논문을 읽었던 기억이 있다. 가장 공평해야 할 판사들조차 그렇다고 하면 수사관은 더욱 주관적인 자기만의 저울을 가지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일반적 현상의 인정 뒤에는 개별적 상황 즉 “나는, 나에게 있어서는” 그러지 않으리라는 다짐과 실천이다.


재량권의 일탈과 남용은 재량의 여지가 더욱 큰 기업 내부감사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 특히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인 조직문화 속에서 성장한 내부감사인은 성희롱 감수성이 현저히 낮기 때문에 감사 또는 조사 자체가 2차 가해로 연결된다. 동일한 사안에 대해서도 고위 임원에 대해서는 언제나 관용을 베풀고 하급 직원에게는 가혹한 망나니 칼을 휘두르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난 그들에게 늘 다음과 같이 충고한다.

“조사자 당신이 처한 상황을 당신의 시각으로 보지 말고 당신이 하는 모든 생각, 행동을 영화나 다큐멘터리로 제작해서 인민이나 고객이 본다고 생각하면서 행동하고 생각하라”


수사관, 그리고 내부감사인들은 항상 같은 성능의 공인된 저울을 사용해야 한다. 또한 그 저울은 인민과 고객이 들고 있는 저울과도 같은 종류의 것이어야 한다.


우리는 고대나 중세시대에 태어난 왕족이나 노예가 아니다. 수사관이나 조사자로 태어나지도 않았고 수사관이나 조사자로 죽지도 않는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으나 우리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 시대에 하필 대한민국에서 태어났다. 이 국가의 국민인 것에는 변함이 없고 나의 선택에 의해 수사나 조사를 하는 업무를 할 뿐이다. 그리고 퇴근하면 인민이 되는 것이고 퇴직 후에는 온전히 인민과 고객의 자리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무서운 국가에 사는 우스운 국민이 되기를 원치 않는다면 스스로 무서운 국민이 되어 국가가 국민을 두려워 할 수 있도록 하기를 바란다.



신영복 교수의 「나무야 나무야」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있다.


“미완은 반성이며 가능성이며 청년이며 새로운 시작이며 그러기에 ‘과학’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모두 미완의 상태에 있다. 아무리 뭘 안다고 하는 주장하는 놈은 아는 것만 알 뿐 그 나머지는 모른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다. 이러한 미완을 인정하고 반성을 시작하는 사람은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더 이상의 발전은 없다. 그리고 매우 위험하다. 우리는 역사에서 죽기 전까지도 미완을 인정하지 않고 반성하지 않는 놈, 온갖 요직을 거치다가 온갖 만행을 저지르고 교도소로 향하면서도 스스로를 ‘선비’, ‘애국’이라고 외치는 정신병자도 보아왔다. ‘저런 사람도 있구나’가 아니라 ‘나도 저런 사람은 아닌가?’를 함께 돌아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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