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조직이 커지는 이유
여러분 비밀을 하나 알려드릴게요.
여러분은 적정한 공무원 수가 몇 명이라고 생각하세요?
많으면 많을수록 서비스가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 것이고 공무원 수가 많아지면 국민이 내야 하는 세금이 많아진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 거예요.
범죄는 늘까요? 줄까요?
부패는 늘까요? 줄까요?
아무로 모릅니다. 범죄나 부패의 정의는 늘 바뀌고 늘 숨어서 하기 때문이에요.
객관적 지표가 없다보니 범죄나 부패를 다루는 부서는 공포 마케팅을 통해서 한없이 늘어납니다.
대한민국 경찰의 수사조직에는 참 많은 부서가 있어요.
강력범죄수사팀, 경제범죄수사팀, 지능범죄수사팀, 사이버범죄수사팀, 여성청소년범죄수사팀, 마약범죄수사팀, 안보수사팀, 국제범죄수사팀, 광역수사대, 보안수사대 등등
여기에 더해서 검찰에는 수사관만 6,000명이 있어요.
어떠한 범죄를 다루던지 그 수사방법론은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자꾸 팀을 늘리죠.
경찰청에서는 조직을 늘려야만 더 큰 권력을 얻을 수 있고 더 많은 고위직 자리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조직을 계속 확대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이는 제 개인적인 의견이 아니에요. 행정학 분야에서 연구된 사항입니다.
이들은 업무의 효율성이나 국민의 재정적 부담 따위는 전혀 고려하지 않습니다.
여러분 요즘 택시강도, 침입절도, 소매치기가 얼마나 있을까요? 택시강도, 침입절도, 소매치기가 줄면 강력범죄수사팀의 업무가 줄겠죠.
반면에 한동안 사이버범죄가 늘었습니다. 이때, 경찰청에서는 강력범죄수사팀의 역량을 강화해서 사이버범죄를 다루도록 하는 정책을 마련하지 않고 새로운 사이버범죄수사팀을 만듭니다.
요즘 발생하는 사이버범죄를 과연 잡을 수 있을까요? 기껏해야 사이버사기 정도를 잡는 것이지 해킹이나 암호화폐나 다크웹에서 활동하는 범죄자를 잡을 수는 없거든요. 결국 사이버범죄팀의 역할도 점차 줄어듭니다.
이제는 보이스피싱이에요. 보이스피싱이 많이 발생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여러분이 회사의 대표라고 하면 당연히 강력범죄수사팀과 사이버범죄수사팀에게 보이스피싱범죄 대응을 시키겠죠.
하지만, 경찰청은 지능범죄수사팀의 인력을 보강하려고 하거나 지능범죄수사팀에게 실적을 내라고 강요하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갑자기 학교폭력이나 성범죄가 늘었다고 합니다. 사실 범죄가 늘어난 것이 아니라 사회적 관심사항이 되었을 뿐이죠. 어떻게 학교폭력이나 성범죄가 갑자기 늘겠습니까? 이러면 또 경찰청에서는 여성폭력 전담반, 학교 폭력 전담반을 꾸립니다.
늘 이런 식입니다. 왜냐하면 경찰은 인력의 효율성에 대한 평가, 수사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교육역량 제고능력이 전혀 없거든요.
팀을 통합해야 합니다. 팀을 통합하고 각 지역에서 발생하는 범죄의 양상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면 됩니다. 팀을 통합하고 각 팀원이 자기의 전문성을 강화하도록 하고 그러한 각자의 전문성이 융합되어 팀의 성과가 되도록 해야 하니다. 그러다 보면 당연히 팀장들 간의 업무역량이 눈에 보이게 되고 그중 뛰어난 팀장을 승진시키면 됩니다.
그런데 우리 경찰은 이러한 단순한 원리도 모른 채 계속 조직만 비대하게 키워 나가고 있어서 너무 안타깝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