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해하게, 함께하기

조금 불편해도 괜찮아

by woorisee

역대급으로 긴 호우와 태풍, 전염병까지...

2020년은 우리 모두에게 할 수 있다면 기억하고 싶지 않은 한 해가 아닐까 한다.

특히 기후변화로 인한 호우와 이상 기온 현상을 몸소 접할때면 우리가 더 이상 지금과 같은 생활을 누리지 못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가득한 섬에서 고통받는 동물들의 모습은 또 어떠한가.

인간의 이기심으로 고통받고 있는 생명체의 모습은 더 이상 내 삶의 편의만을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나 스스로부터 시작하는 작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막상 내가 누리고 있는 수 많은 편리함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펌핑 한 번이면 간편하게 쓸 수 있는 샴푸, 설거지 필요 없는 플라스틱 용기들, 간편한 비닐 봉지들...

너무도 달콤한 순간의 편리함이 아니던가..!

'세상에 무해한 사람이 되고 싶어' 는 이러한 '순간의 편리' 보다 약간의 불편함을 선택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약간의 불편함은 비닐봉지 대신 조금 신경써서 챙겨온 가방 속 장바구니, 플라스틱 용기 대신 '용기내어 용기내기' 등 작은 행동이다.

너무도 당연했던 일상 속 행동을 바꿀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러한 변화가 결국 우리의 생존과 궁극적인 생활의 편리함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이 책의 저자는 이야기한다.

이 책을 읽으며 많은 순간 가슴이 뜨끔하기도 (손 하나 까딱하지 않아도 되는 배달음식 천국을 외치는 나이기에...), 이 정도는 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의지가 생기기도 (새로운 비닐봉지 대신 이미 있는 비닐봉지 하나 가방에 챙기는 것은 어렵지 않으니 말이다) 했다.

더불어 지금, 내가 누리는 가을 하늘의 아름다움과 바람의 선선함, 앞으로 다가올 겨울의 청량한 추위, 세상을 감싸주는 봄의 따뜻함과 빛나는 여름의 더위를 지키기 위한 작은 실천을 시작한 바이다.

복합 소재의 수세미는 자연 분해되는 천연 수세미로, 액체 샴푸는 용기 없는 고체 샴푸로 바뀌었고, 화장품을 살 때도 포장 용기나 동물실험 여부를 확인하기 시작했으니 나름대로 작은 발걸음을 옮겼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작은 발전은 내 삶에 소소하지만 확실한 만족을 주고 있다.

친환경적이고 윤리적인 제품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고, 동물들에게 덜 미안한 먹거리가 이렇게 다양했다는 것을 깨달으며 또 다른 종류의 '소확행'을 누리고 있으니 말이다.

그간 무지했던 내 생활에 대한 뼈저린 반성과 앞으로 더욱 무해한 삶을 살아보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하루.

어찌 보면 너무도 소소하지만 그 소소한 하루가 모여 지구에게, 그리고 당장 내 옆에 있는 반려동물에게도 미안하지 않은 시간들이 되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 시간을 살아가는 또 다른 누군가가 있다면 우리의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아질 수 있으리라는 확신 또한 가지게 되었다.


'조금의 불편함으로 공생과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보는 일'


내 하루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가장 쉽고 빠른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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