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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우성 Oct 30. 2020

정신적 자본, 열정

나는 아직도 춤추고 싶다

두 끼의 성공 스토리는 김 군도 잘 알고 있었다.

스토리가 있는 사업은 성공한다.

그것은 소비자들에게 희망을 주며, 동지애를 느끼게 하고, 재미와 감동을 주기 때문에, 어떤 광고보다도 효과가 있다.


"두 끼의 이야기는 투자자와 창업자의 만남을 가능케 한 인적 자본의 결실이기도 하지만, 자네가 무엇보다도 두 청년이 지닌 광기와 열정에 주목하기를 바라네."

"네, 대충 아는 이야기였는데, 자본의 시각에서 바라보니 새삼 그분들이 놀랍네요."

"나도 처음에는 그냥 두 끼의 브랜드와 슬로건이 재미나고 신선해서 관심을 가졌던 것이니 피차일반이군."

"떡볶이로 한 끼!, 볶음밥으로 두 끼! 이것을 말씀하시는 거죠?"

"하하하 그렇네. 분식에서 뷔페식 무한리필도 기발하고."

"또 다른 자본을 생각해보세. 열정!"




두 끼는 청춘과 열정이 만들어 낸 스토리임이 분명하다.

열정은 다른 자본들을 불러 모으는 가장 중요한 정신적 자본이다.


열정은 어떤 의미일까?


열정을 영어로 번역하면 'passion'이다. 그 어원은, 멀리 그리스어 파토스(pathos)까지 거슬러 올라간 후, 라틴어 파시오(passio)를 거쳐, 오늘날의 passion이 되었다고 한다. 파토스(pathos)란 철학용어로써, 분별과 이성(理性)을 뜻하는 '로고스(logos)'에 상대되는 개념으로, 격정이나 열정을 뜻한다. 반면, 기독교에서 라틴어 Passio에서 에수의 고난과 고통의 의미를 찾는다.


정리해보면. 열정은 고난과 고통의 희생 속에서도 표출되는 격정적 감성이라 하면 될 듯하다.


열정은 모든 것을 희생할 수 있는 힘이다. 피카소는 자신의 열정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누구에게나 같은 양의 에너지가 잠재되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보통 여러 가지 하찮은 일에 정력을 소비하고 만다. 나는 단 한 가지 일, 즉 그림에만 내 에너지를 소비할 뿐이다. 그림을 위해 다른 모든 것은 희생될 것이며, 거기에는 모든 사람들, 그리고 물론 나 자신까지 포함된다."


그는 오로지 그림에만, 모든 희생을 감수하고 선택과 집중을 한다. 그의 열정에서 발현된 집중력이 시공간을 넘어 영원히 기억될 작품을 탄생시켰음을 다시 한번 떠올려 봅니다. 우리는 하찮은 일에 인생을 낭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열정, 춤을 추게 하는 힘  


우연히 발견한 응원 하고픈 젊은 기업가가 있다. 아니 대중 예술가가 있다.


진정 자신이 원하고 사랑하는 일을 하기 위해, 대기업 엔지니어의 길을 버리고 댄서가 된 젊은 기업인이다.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 있더라도, 공고를 나와 공업전문대를 거쳐 어렵게 입사한, 대기업의 엔지니어 자리를 포기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녀는 중학교 때 공부를 못하여 공고를 갈 때, 긍정적 포기를 배웠다고 한다. 자신의 옷이 아닌 것을 버리는 긍정적 포기는, 역으로 새로운 것에 도전할 때, 자신의 선택에 긍정의 힘을 가지게 만들었다. 


앞 글에서도 말했듯이, 결과를 얻으려면 자신의 것을 투자해야 한다. 그녀는 춤에 대한 열정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투자하고 위험부담을 감수하여, 자신이 얻고자 하는 행복과 사업을 동시에 이루는 수익을 거두었다.


엔지니어로 살아가던 그녀는 몸이 허약해서 운동이 필요했다. 2002년 월드컵 당시, 운동으로 선택한 것이 스윙댄스였다. 그 이후 스윙댄스만 생각하면 미칠 듯이 행복하였고, 이는 그녀를 본격적인 댄서로서의 삶을 선택하게 만든다. 


자신의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영어도 모르는 그녀가 참가한, '아메리칸 챔피언쉽 스윙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다. 이를 계기로 아시아 투어, 북미 투어 등 최고 레벨의 국제대회에 초대를 받는 댄서가 되었다. 동시에 국내에서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게 된다.


춤에 대한 열정은 사업으로 이어져, 2011년에 스윙댄스와 재즈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공연 엔터테인먼트 회사 '스윙 파크'를 설립한다.


그녀에게는 또 다른 꿈이 있다고 한다. 100명의 예술가들이 생활할 수 있는 주거공간과 사무실, 연습실과 공연장 등을 갖춘 하나의 센터를 만들겠다는 꿈이다. 이미 자신과 직원 2명을 포함한 3명의 터전이 마련되었고, 97명만 더 채우면 된다는 그녀의 긍정과 열정에 응원을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자신이 사랑하는 것에 대한 열정은 다른 모든 것을 대체하고, 그녀를 최고로 만든다. 그 열정 앞에 사람들이 모이고, 서두르지 않으며, 사랑받는 크기만큼씩만 회사를 키워가는 일에는 아쉬움과 부족함이 있을 수 없다.  


열정 자본은 정신적 자본이다. 열정 자본은 다른 자본들과 달리, 자기 스스로만이 만들 수 있는 자본이다. 빌리거나 제작을 의뢰할 수도 없다. 오로지 자기 자신 안에서만 가능하다.



열정의 또 다른 말, 행동 


열정은 추진력 또는 행동력의 다른 말이다. 실천하지 않는 열정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패배감을 남기는 독이 된다.


추진력 하면 떠오르는 많은 창업주들이 있으나, 현대그룹 창업주인 정주영 회장은 많은 일화를 남기고 있다. 그의 일화 중 하나이다. 




1975년 어느 날, 박정희 대통령이 현대건설 정주영 회장을 불렀다. 

오일 달러가 넘쳐나는 중동 국가들에서 건설공사를 할 의향이 있는지 타진하기 위해서였다. 

이미 다른 사람들은 너무 더워서 일을 할 수 없고, 건설공사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물이 없어서 불가능하다는 답을 한 터였다. 

미션을 받고 한달음에 중동에 다녀온 정 회장은, 대통령에게 이렇게 보고했다. 


“중동은 이 세상에서 건설공사 하기에 제일 좋은 지역입니다.” 
“왜요?” 
“1년 열두 달 비가 오지 않으니 1년 내내 공사를 할 수 있고요.” 
“또요?” 
“건설에 필요한 모래, 자갈이 현장에 있으니 자재 조달이 쉽고요.” 
“물은?” 
“그거야 어디서든 실어오면 되고요.” 
“50도나 되는 더위는? 
“낮에는 자고 밤에 시원해지면 그때 일하면 됩니다”




우리의 아버지들이 가족들과 헤어져 열사의 땅 사막으로 오일 달러를 벌러 나간, 1970년대를 상징하는 중동 붐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행동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할 수 없다’는 두려움을 이기는 것이다. 


33.9km에 이르는 세계에서 가장 긴 새만금 방조제를 건설할 때, 마지막 아산만 물막이 공사에서 난관에 봉착했다. 물살이 너무 세서 5톤짜리 바위들도 휩쓰려 나가는 상황이라, 아무리 돌들을 쏟아부어도 막을 수가 없었다. 


그때 정주영 회장은, 세계 토목공사 역사에 오를 기이한 방법을 동원했다. 거대한 폐 유조선을 끌고 와 물막이 현장에 가라앉혀 물길을 막고, 돌을 넣은 철망들을 쏟아부어 공사를 마쳤다. 그것은 '콜럼버스의 달걀'처럼 발상의 전환이다.   


고 정주영 회장은 임원들이 불가능하다는 보고를 하면, “임자, 해보기나 했어?"라고 물었다 한다.

현대그룹이나 성공한 창업주들에게는, 사업에 대한 열정과 그것을 표출하는 행동력(실천력)이 있었기에, 그룹이라는 거대한 함대를 만드는 것이 가능했다.


열정은 바라는 것을 이루게 하는 힘이다.


우리의 '할 수 있다는 정신'을 세계적인 경제학자 제프리 삭스(Jeffrey David Sachs)는 "캔두이즘(Candoism)"이라고 칭했다. 열정은 캔두이즘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다. 



열정 자본은 선택과 집중으로 향한다.

열정은 도전과 극복을 가능케 하는 힘이다.

열정의 또 다른 말은 행동(실천)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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