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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우성 Oct 19. 2020

삶을 담는 그릇, 마케팅

인생을 담는 그릇, 아리랑

지난번 첫 만남 이후, 김 군에게 어떤 심리적 변화가 있었을까? 궁금함을 품고 약속 장소로 나갔다.

젊은이의 거리, 동숭동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우리들의 이야기는 이어진다. 김 군을 동숭동 대학로에서 만난 것은, 그곳이 세상사 이야기를 담아내는 연극의 메카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는 변화된 삶을 위해, 도전할 방법들을 담는 도구를 찾고 있다.


"선생님. 제 자신이 변해야겠다는 생각은 드는데,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당연히 그렇겠지. 너무 서두르지 마시게. 모든 일에는 단계가 있는 것이니."

"솔직히 저는 아직도 빠삐용의 도전과 드가의 안주 사이에서 방황하는 것 같아요. 창업을 생각하며 준비하는 친구들과는 다르게, 저는 안정된 직장 생활을 위해, 취업만을 생각했거던요. 그런 것을 보면, 저는 드가 같기도 하고요."

"자신의 선택을 너무 편한 길이라 생각하지 마시게나. 취업도 결코 단순치 않은 또 다른 도전이에요. 중요한 것은 그 직업을 사랑하고 만족할 수 있냐는 것이네."

"창업이던 취업이던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도전과 성공이 의지만 가지고 되는 것은 아니지 않나요?"

"그래요. 무언가 도구가 필요하지. 그래서 동숭동에서 보자고 한 것이오."


그렇게 오늘의 대화가 시작되었다.




무슨 일을 하던, 이루고자 하는 것을 찾는 것부터 결과를 얻기까지는 과정이 있다. 그 과정이 얼마나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지에 따라 그 성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필자는 그러한 과정으로 마케팅의 전략적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추천한다.


     

인생을 담는 그릇, 마케팅


마케팅이 뭐야? 수도 없이 받은 질문이다.

여러분은 마케팅을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


우리네 삶은 참으로 다양하다. 각자의 인생마다 만 가지 사연이 있고, 보이는 모습들도 각양각색이다. 마케팅이란 그처럼 다양한 우리네 삶을 담아내는 그릇이다. 누가(Who), 언제(When), 어디서(Where), 무엇을(What), 어떻게(How), 왜(Why)라는 반복되는 질문의 바다에서 해답을 낚아 먹음직스럽게 담아내는 그릇. 즉 사고의 틀이다.


어떤 이들은 그것을 연극이라는 그릇에 담아 보여주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음악이라는 그릇에 담아 들려주기도 한다. 선택한 그릇이 다르더라도, 그 안에서는 보편적인 인간의 욕구들을 담고 있다. 김 군을 대학로로 부른 것은 그런 현장을 느껴보라는 의도에서였다.


그래서 나는 때때로 사람들의 질문에 “아리랑"을 비유하기도 한다.


우리 민족이라면 모두가 아는 아리랑. 그러나 아리랑이 얼마나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지 모를 것이다. 아리랑은 사투리이다. 사투리는 그들만의 언어이다. 그래서 같은 정서를 노래해도 지역마다 자신들의 사투리로 부르니 그 맛도 다르다.


같은 노래도 부르는 가객에 따라서 만 가지 맛으로 흩어진다. 아름답고 슬픈 수많은 인생들의 애환이 담겨있기에, 누가 들어도 울림이 있는 것이 아리랑의 매력이다.


마케팅 역시, 우리의 삶에 작동하는 모든 것을 담아내는 또 다른 그릇이다. 즉, 마케팅은 인간의 욕구를 요리해서 희로애락을 담아 감동을 전달하는 종합예술이다.


그러하기에 누가 어떤 그릇에 무엇을 어떻게 담아내느냐에 따라 수 만 가지 모습으로 우리 앞에 등장한다.


아리랑을 언어가 다른 외국인들이 이해하기는 어렵다. 그렇듯이 모든 것이 우리나라에서 통했다고 다른 나라에서도 동일하게 통하는 것은 아니다. 같은 민족이라도 동네마다 상권의 특징과 거주민들의 성향이 다르듯, 나라마다 삶의 경험과 국민성이 제 각각이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소비자의 다양성이 확장된 상황에서는, 지역별 아리랑처럼 그들이 공감하고 느낄 수 있는 방식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담아 줄 그릇이 필요하다.


김 군은 벌써 눈치를 채었을 듯하다. 마케팅이란 우리 삶의 이야기요 그 모습이 얼마나 다채로운 지를 말이다.


여러분들은 앞으로 이어질 글들을 읽으면서,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마케팅의 전략 전술을 자유롭게 구사하여, 원하는 작품을 그릇에 담아 내어놓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사안을 판단하고 해법을 찾아내어 실현 가능한 일들을 만들어 내는 사고 구조를 체득하게 될 것이라는 뜻이다.


경제활동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인생에서 주인이 되기를 바라며 김 군과의 만남을 이어가는 이유이다.



마케팅이 "영업"이라고?


결론부터 얘기하면 영업은 마케팅의 한 부분일 뿐이다.


영업이 마케팅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마치 자신이 사는 영등포가 대한민국 전체인 양 우기는 꼴이니, 장님 코끼리 만지기 식의 매우 편협한 대답이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마케팅은 매우 많은 전문 분야가 모여 만들어내는 종합적인 작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마케팅은 영업이라고 우기는 이들이 너무 많은 것도 현실이다. 지금 당장 포털들을 뒤져도, 수많은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마케팅 전문가를 모신다면서, 판매직원을 뽑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니 말이다. 판매영업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실제 전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전투적 기능이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마케팅의 전략 전술에 대한 종합적 판단 능력을 말하는 것이다.


현대적 의미에서 마케팅이란 “제품과 서비스를 기획하고 그것이 소비자의 손에 도달하기까지의 전 과정”을 의미한다. 당연히 그 과정 안에는 영업뿐만 아니라, 우리가 자주 접하는 생산, 유통, 사후관리 등과 실행 지원을 위한 재무, 인사, 홍보 등과 같이 우리 생활에서 볼 수 있는 거의 모든 활동이 포함된다.


그것들을 아우르는 것을 "통합 마케팅(Integrated Marketing Force)"이라 말한다.


소비자들에게 무엇이 필요한 지를 분석하고, 그것을 만족시키기 위해 어떤 것을 줄 것인 지 정하며, 어떻게 만들 것인 지, 그리고 그 상품을 알리고 유통 구조를 확보하는 것 등등, 최종 소비자에게 도달하기까지의 모든 경제활동이 녹아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자신이 그것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와, 경쟁자를 포함한 시장 환경을 이겨낼 수 있는가에 대한, 선행적 판단을 이끌어 내는 것도 마케팅의 주요 기능이다.


문화 마케팅이나 공공 마케팅이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 외에도 마케팅의 전략 전술적 실행 과정은 거의 모든 분야에서 적용되고 있다.


마케팅에서 가장 기본적인 개념은 소비자의 니즈(needs)와 원츠(wants)이다. 즉, 마케팅은 소비자가 필요로 하고 원하는 것들을 파악하여 이를 충족시켜주기 위한 전반적인 활동을 다루고 있는 분야이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며 마주치는 모든 문제들은 우리의 니즈와 원츠가 원인이고, 그것을 어떻게 충족시키느냐가 관건이다.


그러므로 마케팅의 전략 전술적 사고능력을 가지게 된다면, 경제 활동 외에도,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마주하게 되는 수많은 결단과 실행의 순간에 매우 큰 도움이 된다.


마케팅은 우리의 생존적 삶이 녹아 있는 경제 활동들을 담아, 완성된 모습으로 내어놓는 큰 그릇이다. 그러하기에 마케팅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자신의 삶에 있어서 늘 주인이 되지 못하고, 원하는 것이 아닌 남이 내어주는 것만을 먹어야 하는 영원한 식객이 될 수밖에 없다.


자신의 삶에 쓰이지 못하는 딸깍발이 식의 학습은 이제 그만 하자. 어려운 전문용어와 난해하고 추상적인 것들을 버리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우리의 삶을 이야기를 하자.


이 글들은 실제 생활에 녹아있는,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며, 보다 잘 살기 위한 되새김이다. 이해하려 애쓰지 마라. 그냥 이 글들의 이야기와 자신의 삶을 비교만 해보면 된다.

비교에서 발견되는 그 차이가 당신의 삶을 바꿀 것이기 때문이다.


마케팅의 전략적 의사결정 프로세스가, 김 군이 자신의 문제를 풀어가는 도구가 되기를 바라면서, 오늘의 만남을 마무리하고 다음에는 김 군 자신의 그릇에 담을 꿈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기로 하고 헤어졌다.



마케팅이란

개인과 조직의 목표를 만족시키는 거래를 하기 위해

아이디어, 재화, 서비스, 가격 책정, 판매 촉진, 유통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것이다.

- American Marketing Associati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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