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세금을 낸다.
한국에서든, 미국에서든 국민은 매달 소득의 일부를 국가에 건넨다.
그런데 결과는 다르다.
한국에서 감기 진료비는 5천~1만 원,
미국에서는 같은 진료가 수십만 원이 된다.
세금은 분명히 내고 있는데,
왜 한국은 병원비가 낮고, 미국은 여전히 비쌀까?
그 차이를 들여다보면,
미국 의료비가 단순히 비싼 게 아니라 민간이 세금을 대신 챙기는 구조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미국(2023년)
총 의료비: 4.9조 달러 (약 6,615조 원)
1인당: 14,570달러 (약 1,970만 원)
GDP 대비: 17.6%
-한국(2023년)
총 의료비: 2,350억 달러 (약 317조 원)
1인당: 4,570달러 (약 617만 원)
GDP 대비: 9.7%
=인구 차이는 6.5배, 의료비는 20배. 즉, 문제는 인구가 아니라 구조와 단가다.
보험자는 하나, 국민건강보험공단(NHIS).
전국 어디서든 진료비는 동일하다.
환자는 진료비의 일부(5~30%)만 내고 나머지는 보험에서 정산된다.
청구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검증한다.
덕분에 한국은 진료 단가가 낮다.
물론 의사 수 부족·저수가에 따른 과로라는 문제가 있지만,
국가가 가격의 고삐를 쥐고 있다는 점에서 국민 의료비는 억제된다.
미국에도 정부보험은 있다.
Medicare: 65세 이상 노인 대상
Medicaid: 저소득층 대상
하지만 국민 전체를 아우르는 단일보험은 없다.
대신 민간보험이 병원과 일대일로 가격을 협상한다.
같은 MRI 검사라도 보험사 A는 2,000달러(270만 원), 보험사 B는 3,000달러(405만 원).
환자는 가격을 정할 권리가 없다.
결국 환자는 보험사와 병원의 이익 게임 바깥에 놓인다.
① 그들의 입장: 자유시장 vs 사회주의
미국은 전통적으로 ''자유시장''을 강조해 왔다.
단일보험은 ''사회주의적''이라며 거부해 왔다.
''국가는 비효율적이고, 민간 경쟁이 혁신을 만든다''라는 명분이다.
② 그러나 모순
자유시장을 외친 나라가, 필요할 때는 관세, 환율조작, 무역전쟁을 서슴지 않는다.
''자유''는 원칙이 아니라 자기에게 유리할 때만 쓰는 도구가 된 셈이다.
국민건강을 지키는 일은 오히려 장기적으로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데, 그것을 ''사회주의''라며 배제하는 것은 명분이 아니라 이해관계의 반영이다.
=결국 미국은 국가 전체 이익보다, 소수 권력자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구조에 갇혀 있다.
1. 병원·보험사 협상 구조
병원은 비싸게, 보험사는 싸게.
그러나 결국 환자가 내는 돈은 비싸진다.
2. 시설료 문제
동네 의원에서 하던 검사가 병원 외래로 바뀌면 ‘시설료’가 붙어 가격이 1.5~2배 된다.
3. 행정비용
한국: 3~5%
미국: 7.6% (총의료비의 3~4% p가 행정으로 소모)
이유: 보험사마다 코딩·청구·심사 체계가 달라 서류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마진율 자체는 높지 않아도, 단가+행정비용+민간 마진이 합쳐져 천문학적 의료비가 된다.
미국 의사 평균: 연 37만 달러(약 5억 원). 전문의는 50~70만 달러.
그러나 학자금 대출, 본인 의료보험료, 세금(연방+주 최고 50%)을 빼면 체감은 낮다.
그래서 ''많이 벌어야 한다''는 구조적 압력이 생긴다.
=만약 단일보험 체계를 도입한다면,
세전 소득은 조금 줄더라도 세후 체감은 비슷하거나 오히려 안정될 수 있다.
1. 국민이 낼 세금이 민간의 마진으로 바뀌는 구조
2. 환자는 협상 게임 바깥에서 방치됨
3. 개혁은 불가능한 게 아니라, 갈 이유가 없게 설계된 상태
4. ''자유시장''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권력과 로비가 제도를 잠가둠
5. 결국 국가 전체 이익보다 소수 권력자의 이익이 우선됨
미국 의료비는 단순히 비싼 게 아니다.
그 안에는 이해집단의 마진, 보험사·병원의 협상 왜곡, 행정비용의 낭비,
정치적 잠금장치, 그리고 자유시장이라는 모순된 명분이 얽혀 있다.
미국은 ''정부가 개입하면 사회주의다, 자유시장을 지켜야 한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 자유는 정작 환자에게는 없다.
환자는 가격을 고를 수 없고, 협상에도 참여하지 못한다.
MRI 가격이 2,000달러인지 3,000달러인지, 환자는 알 수도, 고를 수도 없다.
자유를 내세웠지만, 결국 자유로운 것은 보험사와 병원뿐이다.
그렇다면 판을 다시 짜야한다.
어차피 국민은 세금을 많이 낸다.
지금은 그 세금을 정부가 아닌 민간이 대신 챙기는 꼴일 뿐이다.
이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미국 국민은 계속 비싼 병원비를 감당하며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나는 오늘 이 글로 묻는다.
국민의 건강을 외면하면서 지켜내는 자유는, 과연 누구를 위한 자유인가?
9. 다음 편 예고
그렇다면 이 판을 어떻게 다시 짤 수 있을까?
어떤 방법이 미국 의료를 한국처럼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
=다음 편(설계 편)에서 이야기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