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은 내는데, 왜 병원비는 민간이 가져가는가 (2편)

by Woo 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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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던지는 질문

1편에서 드러난 핵심은 이거였다.

자유를 내세웠지만 정작 환자는 자유롭지 않다.

세금은 이미 내고 있는데, 그 돈은 특수한 구조 속에서 큰 이익을 보는 소수에게 더 많이 흘러간다.

그렇다면 어떻게 판을 다시 짤 것인가? 오늘은 수치로 답한다.


1. 네 가지 지렛대(레버) — 용어부터 쉽게

1. 공통 단가 기준제(All-payer reference pricing)

- 뜻: 민간보험도 정부보험 기준 단가를 따라가도록 상한을 둔다.

- 정부보험이 뭔데?

정부보험(메디케어): 65세 이상 노인·일부 장애인에게 적용되는 연방 공적 건강보험.

미국 전체 의료 가격의 ''기준점'' 역할을 함.

-지금은 민간보험이 병원·의사에 정부보험의 약 2.5배까지 지불.

-개혁: 정부보험 ×1.5배 상한 → 평균 단가 약 40% 인하.


2. 동일 행위 동일 가격(Site-neutral payment)

-뜻: 같은 진료·같은 검사면 ‘어디서 받든’ 가격을 동일하게.

-현재 문제: 대형병원 외래(HOPD)에는 ‘시설료’가 붙어 동네의원보다 1.5~2배 비쌈.

-개혁: 장소 프리미엄 제거 → 외래비 약 25% 인하.


3. 행정비용 단순화

-뜻: 보험 청구·코딩·심사를 하나의 포맷으로 통일.

-현재: 행정비용이 총액의 7.6%.

-개혁: 4.0% 수준으로 축소.


4. 세제·법제 개혁

-고용주 보험료에 대한 세금 혜택(ESI) 조정, ERISA(대기업 자가보험의 주(州) 규제 회피 장치) 재설계 → 주 단위 실험과 준-단일가격 전환의 길을 연다.

(이 항목은 구조 전환의 “문 여는 레버”이므로 금액 산정은 아래 2번 합계에 포함하지 않음.)


2. 시뮬레이션 — 숫자로 보는 판 짜기 (최종 통일본)

총 의료비(2023): $4.9조(약 ₩6,615조)

1인당 지출: $14,570(약 ₩1,966만)


(1) 공통 단가 기준제

현재: 민간보험 지불액 = 정부보험 단가의 2.5배

개혁: 1.5배 상한 → 평균 단가 약 40% 인하

절감액: $8,000억(약 ₩1,080조)


(2) 동일 행위 동일 가격

외래(특히 병원 외래) 25% 인하 가정

절감액: $1,000억(약 ₩135조)


(3) 행정비용 단순화

7.6% → 4.0%

절감액: $1,800억(약 ₩243조)


= 총합 절감 효과(요약형 기준으로 통일)

-$1.08조(약 ₩1,458조) 절감

-총 의료비: $4.9조 → $3.82조(₩6,615조 → ₩5,157조)

-1인당: $14,570 → $11,356(₩1,966만 → ₩1,533만, 연 ₩433만 절감)


주의:
실제 정책 설계에서는 레버 간 중복 절감을 일부 보정해야 하지만,
본 편은 독자 직관을 위해 위 3항의 절감액을 기준값으로 통일했다.

3. 이해당사자별 변화 “현 구조 → 개혁 후”


(A) 환자(지갑 기준 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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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병원 한 번과 매달 보험료에서 체감 절감이 선명하게 발생


(B) 의사 (세전 vs 세후 )

포인트: 세금을 낮추고(보험료 포함), 학자금 일부 경감하면 세전이 약간 줄어도 세후 체감은 오를 수 있다.

핵심: 세전은 줄어도 세후 체감은 상승 가능, ''의사도 손해보지 않는다''


(C) 병원(행태 변화)

단가 인상 수단(대형화·M&A·시설료 프리미엄)이 약해짐

단가↓ + 수요↑(접근성 향상) → 효율 경쟁으로 전환


(D) 국가(총액. 비중)


핵심: 연 $1.08조(₩1,458조) 절감은 미 국방예산(~$8,000억)의 1.35배 규모.


4. 판 짜기 관점 - 왜 이게 ''자유''를 회복하는가

지금까지의 “자유”는 보험사·병원의 가격 결정 자유였다.

개혁 후의 “자유”는 환자가 가격·접근성 측면에서 실제로 누리는 자유다.

공통 단가·동일 가격·행정 단순화는 환자에게 실질적 선택권을 돌려준다.


5. 잘되길 바라며

나는 이 글을 단순한 불평이 아니라, 판을 다시 짜자는 제안으로 쓰고 있다.

미국 의료의 문제는 “비싸다”가 아니라, 누가 자유를 갖는가에 있다.

자유를 내세우지만 환자는 가격을 고를 수 없고, 협상에도 참여하지 못한다.

국민이 낸 세금은 의료가 아니라 민간의 이익으로 흘러가고,

그 결과 환자는 병원 문 앞에서 계산기부터 두드린다.


문제의 핵심

가격 권력의 불균형: 병원·보험은 결정하지만 환자는 선택권이 없다.

행정 낭비: 타 보험·다코딩·다 심사 구조가 비용을 키운다.

책임의 외주화: 세금이 국민 건강이 아니라 민간 마진으로 빠져나간다.


본질을 바꾸면 달라지는 것

환자는 예측 가능한 가격과 접근성을 갖는다.

의사는 세전은 줄어도 세후 체감 소득은 안정된다.

병원은 단가 장난 대신 효율과 품질로 경쟁한다.

국가는 연간 1,500조 원을 절약해, 예방·돌봄 같은 미래 투자로 돌릴 수 있다.


결론

국민이 건강해야 세금을 잘 낼 수 있고, 그래야 국가도 튼튼해진다.

지금은 그 세금을 특수한 구조 속 소수가 가져가고 있을 뿐이다.

이 구조를 끊고 단일한 기준으로 판을 다시 짜는 순간, 숫자는 달라지고, 삶은 달라진다.


나는 미국인이 아니다. 한국인으로서 단지 미국의 한 회사를 분석하다가,

그 속에 숨어 있는 구조를 보고 ''아, 이건 판을 다시 짜야한다''는 생각에 닿았다.

나는 늘 겉보다 본질, 순간보다 큰 흐름을 보는 설계를 좋아한다.

그래서 미국 한 기업을 분석하다 보니, 자연스레 미국 의료 시스템 전체의 구조가 눈에 들어왔다.


이 글은 “메타구조설계”라는 거창한 말이 아니라,

구조의 본질을 드러내고 어떻게 바뀔 수 있는가를 그려본 시도다.


물론 한국의 건강보험 역시 완벽하지 않다

병원이 늘 편안하고 충분한 것도 아니다.

병원비가 언제나 저렴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 기본적인 보장은 깔려 있다는 점에서,

미국 국민이 겪는 두려움과는 차이가 있다.


나는 바란다.

이 작은 설계가 미국뿐 아니라,

한국을 포함한 모든 나라에서 국민들이 병원 앞에서 망설이지 않게 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국민이 건강해야 세금을 잘 낼 수 있고, 그래야 국가는 더 튼튼해진다.

이 단순한 진실을 제도 속에 심는 것이야말로,

내가 이 글을 쓰며 꿈꾸는 ''잘되길 바라며''의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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