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여행
핸드드립은 익숙해졌다.
같은 원두를 다른 레시피로 내려보면 전혀 다른 뉘앙스가 나왔고,
그 차이를 알아가는 게 즐거웠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머신은 비싸고, 내가 살 수 있는 건 아닌데…
모카포트로는 어떤 맛이 날까?”
그렇게 모카포트를 구매했다.
챔피언 레시피도 찾아보고, 추출 타이밍과 물 온도, 분쇄도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시도해봤다.
그리고 놀랐다.
같은 원두였는데, 드립과는 전혀 다른 맛이 나왔다.
심지어 추출 방식 하나하나에 따라 맛이 세세하게 달라졌다.
“이렇게까지 다를 수 있다고?”
그게 꽤 큰 충격이었고, 동시에 너무 재미있었다.
그 이후엔 모카포트에 어울리는 원두를 따로 골라보기도 했다.
산미가 적당하고 바디감이 있는 원두,
단향이 길게 이어지는 것들.
하나씩 찾아내며 나만의 레시피를 만들었다.
핸드드립과 모카포트. 두 방식 모두 다른 매력이 있었고,
나는 그 차이를 조율하며 커피를 더 깊게 즐기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커피 머신이 궁금해졌다.
하지만
머신은 몇 만 원으로 살 수 있는 게 아니었고,
무엇을 사야 할지도,
어떻게 써야 할지도 감이 없었다.
나는 커피를 마셔보기만 했지, 운영해본 사람들의 입장에서 이걸 이해해본 적이 없었다.
그때 여자친구가 말했다.
“우리가 진짜 커피로 뭔가 하려면, 바리스타 자격증이라도 따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그냥, 바리스타 자격증 등록을 했다.
좋아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점점 또렷해질수록,
감각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누군가에게 진짜 커피를 전하고 싶다면,
그 감정의 무게만큼, 경험과 전문성도 함께 있어야 한다고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