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집사 1. 아기고양이와의 ”첫 만남“

F 여집사의 시선

by Woo seo


2022년 7월 11일,

비가 무섭게 퍼붓던 여름 아침이었다.


나는 여느 때처럼

센터 오픈을 준비하고 있었다.

거울을 닦고, 바닥을 쓸고,

몸은 바쁘게 움직였지만,

마음 한구석은 늘 그렇듯 무거웠다.




그때였다.

회원님 한 분이 전화를 걸어왔다.

“쌤, 수건 좀 가지고 잠깐만 내려와 보세요!”



"수건이요???"

갑자기 왜 수건을 찾으시지 싶어

급히 1층으로 내려가보니,

우리 센터로 올라오는 계단 입구에

쫄딱 젖은 작은 고양이 한 마리가 서 있었다.



세차게 쏟아진 비에

흠뻑 젖은 털,

제대로 뜨지 못하는 한쪽 눈.

덜덜 떨며 작은 몸으로

그 아이는 비를 견디고 있었다.


나는 수건을 가지러 올라갔다.

그 사이,

아기 고양이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비가 이렇게 많이 오는데…

조금만 더 비를 피하고 가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잠시 후.


빗속을 뚫고

작은 고양이가 다시 나타났다.


짧은 다리로 뽈뽈뽈,

빗물에 젖은 작은 발로 나를 따라,

아니 나보다 먼저 앞질러서

2층 계단을 후다다다닥 올라갔다.


그리고는 조심스럽게,

우리 가게 화장실 한 구석에 몸을 숨겼다.


가게에 적당한 수건이 없어

고양이의 젖은 털을 면티셔츠로 급하게 닦아주었다.


고양이의 홀쭉한 배를 보며,

뭐라도 먹이고 싶어 급하게 츄르를 내밀었다.

사료를 먹였으면 좋았을건데, 가지고 있는건 츄르뿐이었다.

고양이는, 숨도 쉬지 않고

정신없이 세 개를 연달아 먹어치웠다.


허겁지겁.

의심도 없이.

얼마나 배가 고팠던 건지.

나는 가슴이 저릿했다.




병원 데리고 가기전 애옹이와 장난치는 중

이 작은 고양이가 어디에서 얼마나 고생을 한걸까..

엄마를 잃어버려 혼자 돌아다니는걸까..?


“엄마는 어디 두고 혼자 이렇게…”

나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며,

고양이를 병원에 데려갈 준비를 했다.

그사이 비맞은 몸을 덜덜 떨던 고양이는

가게 한편에 마련한 작은 박스 안에 들어가

아늑한지 살핀 후, 조용히 잠들었다.


나는,

그 조그만 생명을 바라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주인이 있는고양이일까?

주인이 없다면 어떻게 해야하지..

나는 반려동물을 키울 생각이 없는데...

주인이 없다면

내가 임보다하다 책임감있는 사람을 찾아 입양시켜야겠다 "


진찰 마친 의사썜의 한마디 "요놈 성깔있네요 ㅎㅎㅎ"

이동가방도 없어서 가게에 있던 쿠팡박스에

고양이를 넣고…

급하게 회원님과 같이 병원에 갔다.


동물병원에서는

허피스, 링웜 의심 소견을 들었다.

치아를 살피던 수의사 선생님이 말했다.

“생후 겨우 두 달 정도 됐겠어요.”


800g 남짓한 작은 몸.

비를 맞고 있던 고양이를 구조했다는 말에,

“품종묘 같은데… 비를 맞고 있었다고요?”

하시며

선생님도 믿기 힘든 듯 고개를 갸웃했다.


혹시라도,

’주인이 고양이를 잃어버린건 아닐까?‘ 라는 생각에

주인을 찾을 수 있을까 싶어

당근마켓에 글을 올렸지만

아무 연락도 오지 않았다.




그날, 반려동물을 키울 생각이 없던 나와

작은 고양이의 인연이 시작 되었다.

작고 빛나는, 비 오는 날 내게 온 작은 아기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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